봄비 온 뒤 풀빛처럼

5월의 꽃

석류나무

이쁜준서 2019. 5. 21. 07:27



올 봄 석류나무 주 가지 하나를 잘랐고,

주가지의 상층부를 잘라 내었다.

그 때가 분갈이를 했을 때였다.


큰 나무를 분갈이를 했으니,

살음이 걱정되었고, 미안했고,


석류나무도 새 잎이 트는 것이

거의 대추나무에 버금갈 정도로 늦다.



 

2019년 5월 20일의 모습이다.

상층부가 잘려 나간  가지에서

새 가지들이 우후죽순 돋듯이 돋더니,

비가 밤새오고, 한 나절 온 다음에  훌쩍 자라 올랐다.

생명은 이런 것이다.

상처가 나면 바로 치유로 들어 간다.




 석류꽃은 보는 것이 참 고운데,

사진을 찍으면 그 모습이 다 나오지 않는다.

비가 와서 미세먼지가 씻겨 나갔고,

오랫만에 파란 하늘에 흰구름이 있는 쾌청한 날,

녹색잎과  주황색의 꽃색의 대비가 참 곱다.



 

꽃은 그렇다.

이 사진의 석류꽃을 옆으로 가린 녹색잎처럼,

가지나 잎사귀들이 햇빛을 가려 준다.



 

피었다 지는 참인 석류꽃이다.

승무자락처럼 얇은 꽃잎은 바람에 날리는 참이고,

꽃술의 황금색도 물러 앉았다.

 

재작년 겨울은 혹한이 있어서,

석류나무가 동해를 입어,

새순을 거의 7월경에 올렸다.

어찌 어찌 꽃 몇송이를 피웠고, 열매가 3개 달렸지만,

제대로 자라지도 못했다.


 




 

지난 겨울이 따뜻했기에,

동해를 입지 않았던 석류나무가,

저렇게 주가지가 잘려 나갔고, 다른 가지는 상층부가 잘려 나갔는데도,

분갈이까지 했는데도,

잘 살음을 했고,


품고 있던 꽃들을

환하게 초롱불을 달듯이 피워 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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