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내가 대장이 되면.....

이쁜준서 2017. 4. 16. 16:57


세제를  조합해서 강력하게  일주일 전 만들어 두었다.

주방 후드도 닦고,  개수대도 하수구까지도 청소하고, 스덴으로 된 양재기들도 줄 서서 반짝이게 닦으려고.

뭐 하는냐? 누가 물으면 늘 논다고 할 수도 있고, 늘 바쁘다고 할 수도 있는 생활이다 보니, 세제를 만들 때는 사흘 안으로 하겠다고

생각 했던 것이 자꾸 밀렸다.

시어머님이 동거 하셔서 할 것이라고 혼자 말처럼 말한 약속이 있는 것도 아니고, 우리 집에서는 단 두 식구이다 보니

기본적으로 남편이 대장인데,이런 일에는 내가 대장이다.

내가 대장이다 보니 일하다 쉰다고 하면서 이렇게 컴퓨터에 앉아 있을 수도 있는것이다.


라면을 참 싫어해서 큰 아이 초등학교 입학하고 같이 시장을 갔다 오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오는데, 그 철 없는 아이에게

나중 너가 어른이 되고, 엄마가 너거 집에 가면  점심으로 간단하게 라면 먹어도 되요?라 묻지도 마라 했었다.

그러면 먹기 싫어도 그래라고 대답을 해야 하니, 엄마는 라면이 싫다고 했다.


아침에는 어제 밥 한공기 남은것고, 누룽지 반공기 끓여서 먹었고, 점심에는 라면을 끓였다.

남편은  라면에 여러가지 채소를 넣고 끓여서 김장김치와 먹는 라면 맛을 좋아 하니, 점심 한끼니가 라면이라고 타박 할리도 없고,

라면 국물의 조미료 맛부터 어딘가 기름이 있는 맛까지 하나도 맞는 것이 없는 라면을 내 손으로 끓여서 먹었다.

1시간 정도 있다가  주방 후드를 닦았고, 이어서 개수대 하수구까지 전깃줄용 철사를 접어서 긴 양말을 끼워서 만든 세제를 넣어서 

닦아 내었다.

전기밥솥 뚜껑 안쪽의 레버를 돌려서 스덴으로 된 속 뚜껑도 떼어 내어 씻었다.

주방세제를 쌀뜨물발효액, 식초, 주방세제를 섞어서 사용하는데, 만들어 채워 놓기도 했다.


이젠 좀 쉬어야 해서 컴퓨터 책상에 앉았다.

쉬고 나면 어제 택배로 온 강원도 인제 노지 산, 명이나물 2K을 씻고,  장아찌용 간장도 조합해서 달여야 한다.

일을 내 맘대로 고무줄처럼 늘였다, 조였다 할 수 있으니  늘 논다고 할 수 있고, 이렇게 놀아 가면서도 할 일은 줄 서서 기다리니

늘 바쁘기도 한 것이다.

일주일에 정기적으로 3번의 외출도 있고.


명이장아찌,

앞으로 곰취 때가 되면 곰취 장아찌를 담아서 아이들 나눠 줄 것이다.

엄마가 있어서 엄마표 장아찌 먹을 수 있을 때가 좋은 것이다.

택배예약 신청 해 둔 음나무 순 1Kg은 살짝 데쳐서 나물로 먹을 것이다.

육고기, 생선이야 돈 들고 나서면 언제이든, 어디이든, 있는 것이지만, 봄나물들은  시기가 있는 것이여서  때 맞추어서 해야 한다.

곤들레 나물이 늦게 나오는 편이어서 첫물 연할 때 사면 바로 삶아서 곤드레 밥을 하면 묵나물로 한 것 보다 더 맛나다.


봄날이 좋다.

내 생각으로 내 손으로 하는 일들- 그것이 먹거리를 장만 하는 것들이든, 꽃을 가꾸는 것이든 다 좋다.

자신이 다른 사람을 배려하면 자기 자신의 격이 높아 진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공손하고 배려 하는 것은 심성이라 자라면서 가정에서 훈육으로 은연중에 보고 배워야 하는 것이라, 도처에 막 사는 사람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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