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2015년 5월 10일의 옥상 일기

이쁜준서 2015. 5. 10. 06:30

 

 

아침 5시에 알람이 울리고, 작년에는 이른 아침 5시에 바로 옥상으로 올라 갔는데,

올 해는 주방에서 시간을 좀 보내고, 오전 6시에 옥상으로 올라 갑니다.

옥상에서 물을 받아서 바가지로 떠서 주기도 하고, 호수로 바로 주기도 하는데, 그렇게 물 일을 하고,

아니면 옥상 바닥을 비질을 하고 시작하기도 하니,

이 일이든, 저 일이든 장화는 필수로 신고 올라 갑니다.

준서외할아버지는 장화를 벗어 놓으면 못마땅 해 하니 벗어서 치워 놓아야만 합니다.

 

 

 

 

 

등심붓꽃 청색

 

요즈음은 날이 빨리 밝으니, 햇살이 아직 퍼지지 않은 아침 6시에도 꽃사진을 찍을 수 있으니,

장화 신고, 카메라 들고 그렇게 올라 가는 것이, 일상의 이른 아침의 모습입니다.

 

흰색붓꽃이 꽃대 7개를 올렸는데,

5월8일 어버이날 선물처럼 한 송이 피더니,  오늘 (5월 10일) 세송이가 피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기다리던 꽃이 피기 시작하면 환희 입니다.

흰색붓꽃은 또 녹색잎 위로 꽃대를 올려서 흰색의 품격 있는 꽃을 피어 올리면, 청조하기는 또 얼마인지 말로 표현을 못하지요.

 

 

 

작년에 친구네 마당에 씨가 떨어져 저절로 난 것을 몇포기 가져 왔는데,

이 화분에서도 저절로 씨앗이 떨어져 자연발아 해서 한 가득이 되었고,

 

까탈스러워서 아침 일찌고 피지 않고, 햇살이 퍼져야 피어 나고,

일몰 시간 이전에 또 꽃이 집니다.

꽃의 크기도 작고,  햇빛 반사가 심한 시간에 찍어야 하고,

하옇튼 까탈스런 꽃입니다.

 

 

카메라를 들고 한바퀴 돌았습니다.

제라늄류 꽃들도 색색이 찍어 주고, 붉은인동초도  찍어 주고,

절정으로 핀 차이브는 하도 많이 찍어 두어서 눈인사를 하고,

꽃들의 사진을 찍으면서 그릇 3개를 놓고, 물을 받아 가면서 꽃에 물을 주면서 꽃 사진을 찍었지요.

 

아직도 송화가루가 많이 날아 옵니다.

제라늄류 큰 잎사귀에도 노랗게 앉고, 미시마키아 덩굴 잎에도 앉고, 황금조팝 잎에도 앉아 있고,

꽃이 피고 있거나, 꽃몽오리가 봉긋해지고 있거나, 꽃대를 잎 사귀 위로 올리고, 처음에는 참깨알보다도 더 작았던 꽃몽오리를,

키워 가고 있어 호스로 씻어 주었습니다.

그래도 오늘 낮 종일, 밤이면 바람이 더 세어지는데, 밤새 송화가루가 날아 와서 또 잎사귀에 앉겠지요.

 

 

 

한 번 피기 시작하면 가을까지 드문드문 항상 꽃이 피고,

녹색 잎만 해도 보기가 좋아서,

꽃을 본다기 보다는 녹색잎을 즐길려고 키우는 식물입니다.

 

유행이 지나간 식물이라 작년부터 원예단지에도 상품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분홍, 흰색이 있던데,

굳이 색갈별로 살 필요도 없습니다.

 

꽃이 점점 퇴화를 하는 식물이라  사다 놓아도 결국은 이런 녹색에 꽃이 작게 핀다면,

색은 구분이 없어질 듯 합니다.

 

 

 

어제부터 등심붓꽃이 피기 시작 했습니다.

등심붓꽃은 꽃이 본시 작은데도, 자꾸 퇴화를 해서 안개꽃보다도 더 작습니다.

작년에는 안개꽃보다도 더 적게 피더니, 올 해는 안개꽃정도는 되나? 하옇튼 그렇습니다.

거름을 해서 그런가?

 

꽃 피는 식물은 그 꽃을 보기 위해서 가꾸는데, 이 등심꽃처럼 꽃은 퇴화하니 그 잎사귀가 돋보이게 되어서 잎사귀 녹색을

볼려고 키우게 되기도 합니다.

한 여름 날 떠억하니 녹색잎을 하고, 장마비에도 끄덕 없이 여전히 녹색잎을 빳빳이 세우고 자리 차지하고 있는

의연함이 좋아서, 올 해 새 식물이 들어 오면, 기존의 식물이 퇴출 당하는데도 등심붓꽃은 퇴출 당하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