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사람

인큐베이터에 손자를 만나러 다니는 할매...

이쁜준서 2009. 6. 6. 09:59

친구 중에 삼남매를 둔 사람이 있다.

딸을 큰아들보다 먼저 결혼을 시켰고, 외손녀를 보았다.

첫아이 때라 아직 딸도 살림하고, 아기 키우기가 익숙하지 않아 친정으로 자주 왔고, 한 동네에 우리들도 아기를 자주 보게 되었다.

그 때는 첫 손주라 외손녀이었지만, 참 사랑을 많이 받았다.

우리 동네 친구들 중에서도 제일 먼저 본 손주였다.

 

그러다 큰아들이 결혼을 했고, 딸에게서 작은 외손녀와 큰 아들에게서 손녀딸이 같은 해에 태어 났다.

작년에 작은아들 결혼을 시켰고, 올 해 5월에 작은 아들에게서 손주를 보았고, 5월말에 큰며느리의 둘째가 손주라

이번에는 같은 달에 또 손주 둘을 보게 되었다.

두 아들 다 아들이라는 것을 알고 낳았는데, 낳기 전에는 웃으면서 알라들에게 파 묻히겠다 했었다.

 

큰며느리가 양수가 부족해서 뱃속에서 자라다 성장이 멈추었다고, 2주동안 병원에 입원을 해 있다 또 집으로 와 한주 정도 있으면서

37주를 채우고 제왕절개수술로 아기를 낳았다.

준서할미가 요즘 좀 바쁘서, 전화도 못하다 오늘에야 전화를 해 보았다.

아기를 낳은지가 오늘로 열하루째 날인데, 낳았을 때 2000g 이어서 인큐베이트에 있다 했다.

오전, 오후 하루에 두번 면회가 되는데, 아기엄마는 제왕절개 수술을 한 다음이라 병원이 멀어서  퇴원하면서 아기 보고 오고는

할머니가 하루 두번 면회를 간다고 한다.

면회시간이 30분인데, 내가 제일 늦게 나온다 했다.

인큐베이트에 있는 아기들이 많은데, 달을 못 채우고 나와서 체중미달로 들어가 있는 아기도 많다 했다.

엄마도, 아빠도 면회를 오는데, 아기 엄마가 못가니 할미인 내라도 가야지...

30분 면회시간 동안 태명을 부르면서 이야기를 하다 온다 했다.

 

기지개도 쭈~욱 하고 하면 알아 듣는것 처럼 기지개도 하고, 아기에게 치료하는 것들이 달려 있는데, 손 보아 달라고

요구도 하고... 그렇게 하다 온다면서 하루 종일 가 있고 싶다고 했다.

손자 셋을 본 사람이 그렇게 신기해서 그런 것만은 아니고, 그 많은 아기를 다루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

내 아기가 소중하고 소중한 할미의 입장에서는 미덥지 못한 것이 있어 그런 맘이 드는 모양이다.

그 어린것을 인큐베이트에 혼자 두고 식구 수대로 집에 있으니 길은 멀어도 하루 두번 면회 시간에는 안 갈 수 없다 했다.

 

올해 초등학생인 큰 손녀딸도 있고, 영감님도, 큰아들, 아기 낳은 며느리 산후 구완..... 일이 보통이 아닌데도

매일 매일 면회를 간다고 했다.

그게 할미의 맘인 것이다.

 

달 채워 잘 낳아 잘 큰 손주들이나 겨우 한달을 넘긴 작은 아들의 손주가 있지만, 엄마 배 속에서부터 고생하고,

낳아서도 고생한 인큐베이트의 아기만 하겠는가?

 퇴원하고 집으로 데리고 와 이름을 지을려고 아직 이름도 없고, 태명으로 부른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