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11월의 꽃

무를 뽑으러...

이쁜준서 2008. 11. 19. 22:54

 

 

 

연이어 사흘간을 밤이면 살얼음이 얼었다.

텃밭의 김장채소가 걱정이 되었지만, 친구네도, 우리도 갈 형편이 못되어, 오늘 오후에 갔다 왔다.

극심한 가뭄에 물을 양동이로 길러다 주어 왔지만, 그 물로는 많이 부족해서 굵은 무가 동치미거리만 했고, 작은 것은 큰 알타리 무

같았다.

 

무 보다 무청이 맛 있게 보였다.

달리 말릴 곳도 없고, 빨래줄에 걸쳐 놓았다.

아직도 무릎은 치료중이고, 움직이면 아프기도 하고,무릎에 체중을 싣지 말라는 의사선생님의 주의에 직접 일을 하지 못했다.

준서외할아버지가 같이 가 뽑고, 무 자르고, 무청 묶고, 무 자루에 담고, 처음으로 하는 일인데도 잘 했다.

친구에게 일군이 바뀌어서 좋았느냐고 물었더니 무거운 것도 잘 드시고, 더 편했다고 했다.

바람이 어찌나 세던지 차가 덜썩 덜썩 거렸다.

그 중 그래도 큰것은 배추 뽑아 올 때 함께 가지고 올려고 땅에 묻고 왔다.

그런데 오늘은 더 추운데 배추는 얼지 않을런지 걱정이 된다.

이곳의 김장 적기는 12월 10일 전후여서 아직도 멀었는데, 그동안 얼도록 춥지 않기만 바랄 뿐이다.

 

친구네가 조금 심어 놓은 다른 밭이 있어 친구네만 갔다 왔다.

그 쪽은  흙이 가뭄을 덜 타는 곳이라 한달 전에는 오늘 뽑은 쪽보다 더 나았는데, 그 쪽 들에는 채 자라지 않아 버린 채소들이

많았다 했다.

원체 농사를 지어 왔던 밭 한곳은 많이도 심어었고, 또 배추, 무가 잘 되었는데, 무는 시장의 1,000원하는 무보다 더 컸다고 했다.

이 추위에 밭에 그냥 두었더라 하는데, 아마도 팔지 못해 그냥 두었을 것이다.

오늘 같은 밤에는 얼것 같다.

 

씻어서 썰어서 무말랭이로 만들어야 하는데, 몸을 아껴야 하는 준서할미에겐 큰 일거리이다.

 

 

 

 

 

 

 

 

'11월의 꽃'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시 " 무 밭에서"  (0) 2008.11.25
노박덩굴  (0) 2008.11.23
아직은 가을 끝인데...  (0) 2008.11.19
금호강  (0) 2008.11.19
팔공산 한자락 2...  (0) 2008.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