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흑미를 찌고, 흑미 찌기가 끝나면 검은콩을 찔 것이다.
흑미와 서리태콩을 쪄서 말려, 검정깨와 함께 갈아서 선식을 만들려고 한다.
우리도 먹고, 객지에 있는 아이들도 아침에 우유에 한숟가락씩 태워 먹고 출근하라고 준비하는 것이다.
찹쌀 흑현미를 찌는데, 다 익혀서 내어 놓으니 희끗희끗하던 색은 없어지고 전체가 까맣게 반들거린다.
다 찐 흑현미를 입에 넣으니 단맛도 느껴진다.
양력 3월이 되면서 땅에서 새싹들이 뾰족뾰족 올라온다.
그러면 겨우내 흙속에서 잠자던 정구지(부추) 뿌리가 새싹을 흙밖으로 올려낸다.
아니 정확이 이야기하면 겨울에 가마솥에 불을 때고난 재, 밑에서 새싹이 올라온다고 해야 한다.
내가 어렷을 적에 시골의 정구지는 지금 시장에 파는 것처럼 그리 넓적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이른 봄 처음으로 올라오는 정구지는 솔잎처럼 가늘디 가늘었다.
그것을 5Cm정도 자라면 쌈을 싸먹는다.
봄 애벌정구지는 피를 도운다면서, 사위가 와도 안준다 하기도 했다.
내가 어렸을적 살았던 시골에서 말이다.
그런데 그 정구지에는 맵고 쌉싸름하니 강한 맛이 있었고, 그 강한 맛만큼 단맛도 강했다.
올 해도 준서네를 다녀오면 민들레를 캐러 가기로 친구와 약속이 되어 있다.
팔공산 자락인데 곧 개발될 땅이겠지만 복숭아 나무들이 있는 시골마을을 지나 오르막을 한참을
올라가면 전원주택들이 몇가구 농사를 짓고 있는 제법 편편한 곳으로 간다.
친구 남편의 친구가 경매로 산 땅에 복숭아 나무를 심었는데, 제대로 농사를 짓지 못해
민들레를 캐다가 올라오는 지렁이가 가는 뱀같아 깜짝깜짝 놀라는 그런 곳이다.
그 민들레 뿌리를 캐어 먹어보면 쓰다,
그런데도 쓴맛중에서도 단맛이 느껴진다.
도라지는 쓰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소금으로 바락바락 씻어서 쓴맛을 울거워내고 생으로도, 익혀서도 먹는다.
그 도라지에도 특히 생으로 먹을 때 단맛이 난다.
연뿌리에서도 단맛이 난다.
마른 오징어를 씹으면 단맛이 난다.
비릿한 맛이 나는 멸치국물용의 멸치에서도 단맛이 난다.
천연의 단맛은 천연의 음식재료에는 거의가 들어 있을것이다.
천일염을 어금니로 깨물어보면 짜우면서도 단맛이 난다.
그런데 요즘의 천일염은 간수를 뺀 3~5년이 된 소금에도 그런 단맛이 거의 없다.
바닷물만으로는 소금의 결정체가 생기지 않아 그 결정체가 생기는 씨앗 소금을 넣어야 할 정도라니
그래 그런 모양이다.
천연의 맛을 식구들에게 먹이고 싶은데, 점점 더 어려워 질것이다.
'샘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준에 모자라는 며느리들...... (0) | 2008.02.29 |
---|---|
까마귀가 사발면을? (0) | 2008.02.29 |
장 담구고, (0) | 2008.02.24 |
속초의 봉포항 (쪽빛 바다가 좋아서.....) (0) | 2008.02.22 |
숯 굽는 부부 (0) | 2008.0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