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아토피

"그거는 그러면 안돼지"

이쁜준서 2007. 9. 28. 12:10

아침 등원길 바람이 살랑한다고, 미리 나가 보았던 준서외할아버지 가

준서에게 바람막이 점퍼를 입혀 주는 모습.

 

 

어제 늦은 오후에 빵을 먹고 낮잠을 자더니, 자고 깨서는 얼굴 몸 몇군데에

가렵기도하고, 붉게 되었다.

전에도 "피자빵"이라고, 준서가 먹던 빵인데, 향신료가 달리 들어갔는지?

아니면 방부제가 들어갔는지? 준서는 몸으로 저렇게 나타낸다.

 

밤 10시가 넘어서 목욕을 하고, 밤 11시경에 잤는데, 아침에도 얼굴이 평상시는 모습은

아니었다.

이젠 새옷을 좋아할 줄 안다.

그래서 저 티샤스를 입고 잤다. 쫄바지는 편한 바지로 갈아 입고 잤었다. 

 

 

 

춤을 추어보라고 했더니 싫다고하면서 새옷 입은 기분으로.

 

이런 몸짓들이 우선은 준서엄마가 보면 좋을 것이고, 나중 준서가 어른이 되어 보면은......

 

준서의 변기는 의자도 되고, 돋움도 되고,아직 준서는 응가도 더럽지가 않다.

응가는 왜 힘이들지?  오래하지? 쉬야는 주루룩 빨리 하는데........

 

아침 식사를 준비하면서, 준서의 도시락도 넣고, 어린이집 가방을 챙기니,

"어린이집 안가" 하면서 운다.

매일 아침이면 울고, 할미의 협박아닌 협박을 듣고 할 수 없이 입을 삐죽거리면서 간다고 한다.

그런데 오늘은 영 안갈 태세이다.

자꾸 가라면 더 그럴것이고, 할미가 할미의 가방을 챙겼다.

할미의 책 그것도 두터운 것을 한권, 공책, 필기구가 들어있는 필기구 지갑등을 챙겼다.

밥 먹고 가면 "이모 같은 큰거 언니들" (준서가 고등학생을 칭할 때) 처럼 깜깜 어두울 때까지

공부하고, 할머니는 늦게 올 것이고, 할아버지도 나갈 일이 있어 가실 것이니 너 혼자 집에 있어라 했다.

어린이집을 안간다고하면 할미가 공부하러 갈거라는 것이 할미의 협박이다.(하하)

 

그리고는 바쁘게 식사준비를 하고 아침밥상에서 숟가락, 젓가락을 준서 앞으로 놓아주면서,

할머니도 바쁘니 준서가 떠 먹어라 했었다.

그러니 준서외할아버지가 준서 어린이집에 간단다라 말했고, 할미가 물으니 입이 삐쭉삐쭉하면서

고개를 끄덕이었다.

아마 말을 하면 눈물이 나올것 같아서이다.

 

" 할머니야 가지마라, 할아버지도 가지마라 내가 갔다 오께 후딱 2개만 하고(2시간만) 하고 오께"

"내가 가지 뭐" 라고,

눈물이 진정되니 그렇게 말했다.

외할아버지가 어린이집 가면 2시간만 하면 되는데, 할머니는 가면 깜깜 밤중에 올건데 어떻게 하나?

라고 달래었던 모양이다.

 

할미는 달래지도 않고(처음엔 달래었지만) 쌀쌀맞게 할미가 공부하러 간다고 나서고,

할아버지가 달래어 주어서 할아버지가 고마웠던지 할아버지와  점퍼도 입고, 배꼽인사도하고,

현관을 나갔다.

준서외할아버지는 항상 현관 앞까지 나와서 배웅을 한다.

 

인도에서 할미가 안고 다니다 큰 버스를 타고 가는 7살누나, 6살 오빠와 그 아이들의 엄마와 처음으로

말을 건네게 되었다.

어린이집에 가면 재미있잖아란 말에는 "할머니와 놀면 더 재미있어요" 라 대답을 했었고,

말은 않했지만 자주 보았던 아줌마라 가시면서 준서머리에 손이 오는데도 싫다는 말을 않고 가만이

있었다.

아마도 그냥 아줌마가 아니고, 언니, 오빠의 엄마여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그 버스가 오는 시각은 9시 10분이고, 준서의 어린이집차가 오는 시각은 9시 20분경이어서

인도의 벤취에 앉아서 어린이집 안간다고 매일 울고 간다고, 아저씨 선생님께도 이야기할까? 라 했더니,

"그거는 그러면 안돼지" 라 대답했다.

저를 사랑해 준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겐 저도 좋은 모습이 되고 싶은 맘이었을까?

준서의 맘이 휜히 보여서, 세상의 어떤 것보다 더 예쁜 맘이 훤히 보여서 할미는 행복했다.

역시나 차를 타면서 오늘은 더 엉엉 울었다.

 

"나는 할머니가 많이 보고싶단 말이야"

 

등원 후 귀가뒤의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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