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친구가 많다.
서로가 답답하면 도울 수 있는 친구가 많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같은 동네에 근 10년을 살면서 사귄 친구들도 있고, 이리 저리 무엇을 배우러 가서 사귄 친구들도 있고, 지금 사는 동네가 새 동네여서 거의 같은 무렵에 이 동네에 살면서 어언 11년에 접어 든 친구도 있다.
10년지기, 20년지기, 30년지기 등 다들 좋은 친구들이다.
내가 커서 자란 것은 부산이고, 모두들 이곳 대구에 시집오면서 사귄 친구들이다.
친구들에게 필요한 일이고 그 시간에 내가 해 줄 형편이면 나도 자청해서 해 준다.
음식도 여유가 생기면 나누어 먹는다.
내 별명이" 주고지비" 이다.
집 근처 시장에 가면 이웃 시골에서 오는 장사들도 자주 만나다 보니 친구처럼 되었다.
그들이 파는 것이라야 직접 키운 채소와 이웃 고령장에 가서 가져온 잡곡이나 양념류이다.
잡곡들을 믿고 살 수 있어서 좋은 것이지 굳이 많이 달라고 하지 않는다.
이웃 친구가 직접 심어 거둔 호박을 얻었고, 시장에서 단호박을 사고, 팥, 울콩을 사서 끓였다.
호박도 남편이 다 손질했고 끓이다가 준서가 깨서 찹쌀가루를 넣고, 삶은 팥과 울콩을 넣을 때는 남편이 했다,
내가 대강 넣은 설탕과 소금을 마지막 단계에서 간 보는 것도 남편이 했다.
물론 이래라 저래라 하고 내가 옆에 있었지만 지금까지 끓인 어떤 호박죽보다 요번 것이 더 맛있었다.
호박의 량이 많았고, 묽기와 간도 맞아서 정말 맛있었다.
남편도 나도 호박죽을 좋아해서 남은 것은 모두 김치 냉장고에 큰 그릇에 몇개 갈무리했다.
호박 그냥 큰것으로 1개, 단 호박이 호박 양의 1/3, 쌀가루가 1되 넉넉히, 팥과 울콩이 합해서 2홉 넉넉히
내일은 도토리 묵을 할텐데, 올 해는 아기 보느라 이웃 친구가 좀 주기로 했는데 내일 끓일 때 젓는 것은 남편이 할 것이고 나는 준서를 업고 이래라, 저래라 할 것이다.
물 한 컵도 떠다 주어야 했던 남편이 작년에 내가 공부하면서, 또 올 해 준서를 돌보면서 이런 일 저런 일 집안 일을 많이 한다.
그래서 준서에미가 많이 미안해 하지만 아마도 내일 도토리 묵도 맛있게 될것이다.
끓이는 주인이 바뀌어서 그런건가?(하,하,하,)
도토리도 같이 줍고, 시장도 같이 가는 우리 친구의 따뜻한 마음이 옮겨 와서 더 맛있는 죽이되고, 묵이 되는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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