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 정원의 꽃들과 2021년을
작별하는 맘으로 화병에 꽃을 꽂았다.
몇일 전 내가 다알리아 3가지 색을 생수병을 잘라서
꽂아 남편 책상에 놓았던 꽃이 시들자
오늘
옥상의 꽃들을 마음 껏 잘라도 된다고 했다.
남편이 잘라 오더니,
화병을 찾아 내어 두개로 나누어 꽂고,
큰 것은 내 책상에 놓아 주었다.
열매는 명자열매이다.
이 책상은 큰 아이 중학생 때 새로 사준 책상이고,
둘째의 책상이 훨씬 새것인데도,
작년에 수리를 하면서 버렸다.
첫째의 초등학교 입학,
중학교 입학은 내게 의미가 달랐다.
첫째를 객지로 살림 내어 보내면서,
이제 지금까지와 같은 품안의 자식은 아니다라고
품안의 자식으로서 작별을 했다.
내 예상은 맞았고,
나는 굳이 잡아 둘려 하지도 않았다.
처음 2달은 주말마다 집으로 왔고,
나중에는 한 달에 한 번씩 집으로 왔고,
그러다 결혼을 했는데,
친구들이 데리고 있지 않고, 객지에 살림 내었던 딸자식이라 그리 섭섭하지 않겠다 했다.
그런데 나는 그렇지 못했다.
서산에 해가 질려고 하면,
누가 갑작스럽게 뒷통수를 치듯하면서 왈칵 눈물이 났었다.
한 달 정도 그랬었지.
송두리채 잃어버린 듯 했다.
둘째도 첫째 결혼 전 언니와 합가를 했고,
아기 준서를 5살에 보내고도
송두리채 잃어버린 듯 하지는 않았다.
아마도 첫째 때의 연습이 있어서였지 싶다.
첫째도, 둘째도, 준서도 다 사랑한다.
유리 컵은 그 시절 칠성사이다 광고용 선물인 것이다.
한 박스에 4개가 들어 있었다.
손에 쥐면 딱 손안에 쥐여 지고,
수도 없이 삶아서 사용 해 왔는데도
아직도 말갛고,
딱 2개 남은 것이고,
물 잔으로는 본차이나 머그 컵보다 훨씬 더 선호하는 것이다.
이 오묘한 색의 다알리아는
페론 클리프 일루젼 이란 이름의 다알리아 이다.
꽃에 귀족이 있다면 어페가 있는 말인줄 아는데,
그래도 다알리아계의 귀족이다.
색감으로 보면,
화가가 수 많은 날에 배색을 해서 완성 시킨 그림 같기도 하다.
색만 그러한 것이 아니고,
꽃잎의 생김생김에도 나는 반한다.
낙화 될 무렵이 되면,
귀족도 어쩔 수 없이 퇴색하고 꽃잎은 말리고 시들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