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밥 좀 많이 먹어야 겠다.

이쁜준서 2020. 3. 26. 19:35

30대 때부터 허리가 아퍼서 고생한 사람으로서  시어머님, 남편 보기에 꾀병 같아서  참 미안했었다.

그 때야 허리가 아퍼도 아기를 업고 나서야 했고, 세끼니 밥,  정짓간은 마당보다 깊어서 들고 나고가

힘들었는데, 아야 아야 하면서도 집안 일 다 했지만, 허리란 것이 겉으로 드러 난 상처가 있는 것이 아니어서 남편이나 시어머님께 꾀병 같아서 민망했다.

 

방콕하고 지내는 지가 한달이 넘었는데, 조심이 최 우선이다 하고 지내니 30대 때에 허리 아픈 것처럼

때론 민망하기도 한데, 아이들, 동생들이 나가지 말라고 단속을 한다.

식재료가 없으면 없는대로 두 식구 먹는 것이야 끼니 거르지 않고, 먹을 수 있는데,

딱 이럴 때 맞는 단어 채소가 기러웠다.

 

어제 멀리서 채소를 보내 주셨다.

부산의 여동생이 경기도 광주의 사돈이 보내주신 채소를 받자마자 보냈다면서  두곳 다 시장에서 방금 사온 것이나  진배 없이 싱싱했다.

멀리서 보낸 채소는 밭에서 뜯어와서 일일이 손질 하셨던데,  그일로 한 나절을 밭일도 못하셨겠다 싶어서

많이 미안했고, 많이 감사했다.

갈무리 할 것은 갈무리를 해 냉장고에 넣었고,

삼동초와 쪽파는 김치를 담고, 시금치는 데쳐서 나물로 먹었고, 동생이 보낸 고들배기는 심이 있던데, 그런대로 강도가 세게 데쳐서 울거서 심이 있으니 쫑쫑 썰어서 육젓갈 양념으로 무쳤는데, 쓰고 향긋했고,

동생이 보낸 달래로서 달래장을 했고, 냉이 한줌은 무 채썰어 넣고, 냉이밥을 했다.

이웃 친구가 마스크 사러 갔다 오면서 샀다면서 계란 1판, 두부 한모, 호박 2개를 사서 마당에 가져다 놓았고, 먼곳에서 온 나물을 챙겨서 나누었다.

이 비상시국이 있기 전처럼 반찬이 몇가지가 되고 다 새로 만든 반찬이고,  상을 차리는데,

"밥 좀 많이 먹어야 겠다"

" 배 부르게 자셨어요?

" 응"

 

오랫만에 기분 좋게 , 또 배부르게 밥 먹게 해 주신 분께 감사 드립니다.

'샘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은 바쁘고 행복했다.  (0) 2020.03.31
눈물이 핑그르  (0) 2020.03.30
고운님  (0) 2020.03.26
일 해주고 돈 벌어 오기는 글렀다.  (0) 2020.03.24
햇빛과의 밀애  (0) 2020.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