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11월의 꽃

그래도 어린이 집 교사를 믿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이쁜준서 2016. 10. 9. 09:14



부여 백마강



오래 된 친구들의 모임에 갔었습니다.

7명의 친구들 중 제일 맏  손주들이 준서와 동갑인 12살이 두명이고, 그 다음은 초등학교 3학년들이 있고,

막내들은 아직 두 돐이 몇 달 남은 아기들이고, 그 아기들은 누구라도 부르는 칭호는 ' 엄마'일 정도이니 말은 못해도

웅얼거리는 소리도 몸짓으로 자기 의사는 다 표현하는 그런 정도인데, 그 아기들 중에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지방에서 올라가면,

아침에도 아침 밥 먹여서 유모차에 태워서 데려다 주고, 오후에는 4시쯤이면 할아버지 할머니가 가서 또 유모차에 태워서

데리고 오면서 여기 저기서 놀다가 오기도 한다 합니다.

말하자면, 엄마가 어린이 집에 출근하는 차로서 태워다 주면 바로 어린이집 놀이방으로 들어 가고,

퇴근 하는 엄마가 데려 오자면 어떤 날은 밤까지 있어야 하고, 그렇지 않아도 낮 시간 견학도, 나가고 마당에 놀이터에도

나가기는 하겠지만, 어린이 집이란 틀 속에서 갇혀 지낸다면,

할아버지, 할머니가 아침도 집에서 재촉하지 않고, 먹여서, 9시나 되어서 데려다 주고 4시나 되어서 되려 오면서, 그래도,

햇빛도, 바람도, 길가에 풀들이나 나무도 보고, 유모차에 내려서 뛰어 다니기도 할 수 있는 것이지요.



하도 어린이 집이 말썽이 있고, 그 말썽이 중량급 사고까지 가는 일이 있다보니 어린이 집에서 매일 매일 놀고 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엄마 핸펀으로 보내 준다고 하고, 그 사진을 에미들이 시어머니 핸펀으로 전송을 해 준다면서,

굳이 집에서 노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지 않아도 그날 그날의 모습이 사진으로 남는다고 합니다.

그 사진을 지금 아기 보는 할머니 현역인 친구들 2명의 핸펀으로 보았습니다.


어린이 집에서 어찌 지내나? 싶어서 아직 말을 못하니  볼을 꼬집어도 보고, 주먹으로 밀어도 보고, 하면서 선생님이 이러더나?

했더니 아니라고 하고, 볼을 주먹으로 밀어 보니 제 주먹을 제 볼에 대고, 살살 돌리면서 했다라 하더라고,

다른 친구는 다섯살이라 말을 잘 하니 이렇게 저렇게 물으니  다 아니라고, 그러면 큰소리로 뭐라  하더나? 했더니,

나는 아니고, 누구 이름을 대면서 그 아이는 준비물을 가지고 오지 않아서 선생님이 이렇게 이렇게 하면서(책상을 치면서)

아이구 살겠네 아이구 살겠네 하더라고 


다른 또 6살  손녀딸을 보살피는 친구도 나도 걱정이 되어 물었는데, TV 뉴스에 나오는 것처럼은 아니고 어린이 집이 다

잘 해 주던데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부안의 해변


그렇습니다.

인면수심의 인간들이 도처에 널렸다면, 또 어린이집에 맡길 수 밖에 없어서 어린이집에 맡기는데,

그런 사고가 여러 곳에서 난다면 않되는 일이지요.

그나마 안도의 한 숨을 쉴 수 있었습니다.


준서할미보다 3살이 적고, 5살이 적은 사람들인데, 한 사람은 올 해 허리 시술이 아니고 수술을 2번이나 하고 뻣뻣한 복대

비슷한 것으로 중세 전투에 갑옷처럼 안에 입고 얇은 옷을 입고 왔는데, 사람이 유연성이 없어져서 나무토막이 걸어 오듯 했고,

접는 작은 의자를 가지고 와서 앉았습니다.


한 사람은 두 군데 종합병원마저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는 것을  한방으로 치료를 받으면서 많이 나아졌으나,

의자가 없는 평 바닥에는 앉기가 불편하다면서 벽이 있는 코너 쪽에 기대어 앉고,


한 사람은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아퍼도 그래도 견딜만 하니 손주 둘을 보살핍니다.

할머니가 있는데 두 돐 전의 아기를 어린이 집에 보낼 수 없어서 다섯살 손주도 네살 때부터 어린이 집에 넣었으니

세살까지는 집에서 돌보았고, 이제는 11월이 2돐인 손주를 돌보고 있습니다.


그 아기 손주가 구내염으로 고열이 나고 아퍼서 먹지도 못하고 나대지도 못하고 누워만 있는 것을 혼자서 보다가

아기가 어찌 어찌 잠든 틈에 뒷 베란다로 나가서 펑펑 울었다 합니다.

그 아기가 구내염에서 다 낫기까지 자기 체중이 2Kg 줄어 들더라 했습니다.

첫째는 밥을 못 먹었고, 둘째는 애가 타서이지 싶다고 했습니다.

젊은 엄마들이 정말로 육체적으로 힘든 일은 아기들을 돌보아 주러 와 계시는 시어머니이던, 친정 엄마이던

해 주시니 말로만 수고 하신다고 하지만, 아기가 정말 중하게 아픈 2~3일 동안에 체중이 2Kg이나 줄 정도로

속 태우고 몸 고달프게 지내는 것을 정말로 알기나 할까요?



새만금 방조제


첫 손주들 때 신기하고 예뻐서 자기 손주가 아니어도 친구의 손주도 핸펀에 저장 된 사진을 보고 좋아들 했는데,

그동안 어언 10년이란 세월이 지나고 나니 첫 손주들 10살 이상씩 되었고, 그 10년 세월에 자기들 몸이 아프기 시작해서

손주들 이야기는 시들해졌고, 건강에 대한 이야기들 뿐입니다.


그러면서 나이차이야 있지만, 같이 나이 들어가면서 오래 오래 보아 왔던 친구들이라 친구들과의 정이 더 중해 집니다.

헤어지면서 어린아이 시절 동무와 놀다 헤어질 때처럼, 서로 먼저 돌아 서라고 마주 보다가  돌아서 각자 길을 갔습니다.





부안 격포 채석강



사진은 작년 가을 여행시의 사진 몇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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