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세상을 긍정으로 보면

이쁜준서 2021. 7. 9. 04:51

겹백합꽃  로즈릴리 사만다

2개의 구근을 샀습니다.

3송이, 4송이  한 구근에서  한대궁이 올라와 꽃이 핍니다.

밤에는 비가 세차게 내리겠다 싶은 날 거실로 들였습니다.

향기가 아주 진하지 않고, 좋을 정도입니다.

 

보통 이들은 지금 현재 어쩔 수 없는 어제의 일 곧 지나간 일에 내가 잠깐 생각을 잘못해서

더 좋은 결과가 있게 하지 못했음을 후회 하기를 잘 합니다.

후회 한다고 결과가 달라 질 것도 없고, 또 앞으로의 날에 또 그런 실수를 하지 않을 수도 없습니다.

 

저가 자랄 때도 아기를 낳고 키우면서도 순간 판단이 빠르고 정확 했던 사람입니다.

부산에 살 때 아가씨 때,

리어카에 과일을 싣고 야간에 번화가에서 파는 리어카 과일상들이 군데 군데 있었습니다.

과일 한개를 눈으로 골라서 담으면서 또 눈으로 고르고 빠르게 과일을 골라 담으니,

어떤 과일상 아저씨가 아가씨는 파는 나보다 빨리 잘 고른다 하기도 했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재래시장에 가서 물건을 고르면서 개개의 값을 알고,

얼마인가요? 할 때는 내 머리 속에는 값이 정확하게 계산 되어 있었습니다.

장사들 중에는 어떻게 그렇게 빨리 계산이 되느냐고 하기도 했습니다.

 

올 해 들어 저가 많이 퇴화하고 있다고 스스로 느낍니다.

과일 낱개를 골라서 계산대로 가는 곳에서는 담을 때 갯수를 생각하고 담았으니

맞을 것인데도 혹시 실수로 하나 더 들어 갔나 싶어서 다시 한번 세어 보고, 계산대로 갑니다.

저가 저를 믿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 납니다.

어쩔 수 없는 자연화의 퇴화라고 나를 긍정으로 봅니다.

분명히 내가 맞다 싶은데도 틀릴 때가 있으니 분명히 맞다 싶어도 맞다고 우기지 못합니다.

아직은 노년을 살고 있어도 이러하니 노인으로 되어 갈 것이고,

더 겸손할 수 밖에 없는 것이고, 모든 것이 별로 중한 것이 없으지니 가치관이 바꾸어 집니다.

 

발이 아파서 이쁜 구두를 포기한지도 오래이고,

굳이 좋은 옷을 차려 입어야 할 일도 없고, 남에게 예의가 될 정로로 입으면 되는 것이고,

( 뭉턱한 발 편한 구두나 운동화로서는 옷의 매무새가 살아 나지 않습니다)

밥이라고 해 보았자 그 양도 얼마 되지 않으니 요즘은 남편이 밥을 퍼고 한 숟가락이라

더 먹게 할려고 감독 아닌 감독을 합니다.

그렇다고 억지로 참고 먹는 것도 어떤 날은 않되니, 일어나 그릇 가져다 퍼 내고 먹는 일도 잦습니다.

차에서 내릴 때 너끈하게 내릴 수 있는데도 남편이 편하라고 잡아 주기도 합니다.

 

친구 한 사람이 내가 친구에게는 꼭 한우를 사주고 싶다.

외로운 사람이고, 그 외로움을 알기에 저녁 식사를 하고 옥상 정원으로 올라가 전화 통화를 합니다.

다섯살 아이가 엄마에게 미주알 고주알 이르듯이 하루 중의 이야기를 합니다.

전화를 끊으면서 행복했다고 고맙다 하는 날도 있고, 어떤 날은 사랑해라 하기도 합니다.

그 말을 저가 묵묵히 듣기만 합니다.

그냥 배려이지 저는 그 친구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어서이지요.

우리 아버지가 대꼬쟁이셨는데, 나를 그렇게 사랑하셨는데 가신지 몇년이 되었고,

대꼬쟁이 같은 친구를 나에게 보내 주셨다 합니다.

뭣을 배우러 가서 안지가 4년째인가?

좋은 식당 알아 두어라고 했습니다.

 한우?

결혼한 두 딸들 내외와 준서가 온다고 하면 정육점에 안창살을 부탁 해 두고,

가지러 가서는 좋은 안심까지 넉넉하게 받아 와 구워 먹던 시절도 가 버렸습니다.

그 때 그 한우가 맛이 있었지  지금은 한근으로 둘이서 한 끼니에 다 먹지도 못합니다.

아이들과 한우 전문 식당에 가도 그 때 그 맛은 나지 않습니다.

생활 속에서 많은 적당함으로 살게 되었고,

 

저는 일반 생활에서 과하게란 말은 기분이 좋아서 찰랑 찰랑 그릇까지 차고 넘치지 않음이라 봅니다.

그 정도의 즐거움과 행복감은 이젠 없습니다.

노년은 그릇가까지 찰랑이면 가져 오다가 넘쳐 버립니다.

그러니 항상 차선에 만족해 합니다.

 

겨울을 씨앗으로 지내고, 봄이 되면 그래도 밤이면 추울 때도 있을 때 흙 속에 묻히고,

발아하고 그 여릿여릿 한 것이 큰 포기로 자라고, 꽃이 피고 합니다.

꽃이라고 늘 꽃은 아니고 또 씨앗을 맺고 그 황홀한 한 철이 지나면  또 자연스럽게 추례하게

떡잎지고 보기 싫게 됩니다.

모든 생명 있는 것은 다 그러합니다.

사람이라고 다를까?

긍정으로 생각하고 살아 갑니다.

 

모든 음식을 간을 싱겁게 하니 제 맛이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좋은 것 중 하나는 열무김치 국물도 그러하니 소면도 말아 먹어도 되고,

밥 먹다 남으면 열무김치 국물까지 넣어서 비벼 먹어도 좋습니다.

그것처럼 노년이라서 또 좋은 점도 있습니다.

다 포기하기도 하고,  맘 먹기에 따라서 다 즐기기도 하고, 그런 것은 좋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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