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1살 더 먹는 것이

이쁜준서 2021. 2. 5. 20:20



80대 후반의 안어르신께서 어제는 전화를 하셨다.
내가 넘어졌다 하더냐?
1월 18일 버스에서 내려 인도를 걸어 횡단보도 앞에 섰는데

눈, 비가 온 것도 아니고 걸려서 넘이진 것도 아니고 왼쪽으로 넘어지면서 도로 경계석으로 넘어져
왼쪽은 얼굴부터 다리까지 멍투성이였고, 앞니 3개가 나가 버려서 치료 중이고 3월에 이빨을 심는다 하신다.

코로나로 수영장이 닫히기 전까지 이른 아침 수영장으로 가셔서 5바퀴를 돌고 온다 하셨고,

젊은 시절부터 한 등산모임에서 일주일에 한번 북한산 밑에서 모여서 등산은 못해도

점심 도시락 모여서 먹고 몇 십년을 같이 한 지인들과, 산 밑에서 놀고 오는 사람 만나는 일은 있으셨던 분이시다.
코로나로 사람들 못 만나시고 집콕을 하신지 오래되어  걷다 서시면서 중심을 잃으셨던 것일까?
작년만 해도 전화를 드리면  내가 이상하게 아프다 안 아픈 곳이 없다.

그래도 혼자서 병원 다니시면서  잘 계셨는데  이젠 맘을 단단히 조였던 빗장이 열려 버려서

건강도 여의치 못하신 듯 하다.

1살 더 한 나이가 노인이 되면 10년 세월 같은 것 같다.

 

부모님 대 어르신들이 세분이 계신다.

그분들이 살아 가시는 것이 이제는 강 건너의 일이 아니고, 앞으로의 내 일상이지 싶어서

서글퍼질 때가 많고 안타깝다.

 

옥상의 구근 화분을 추운 날이 계속되면 갑바를 계속 덮어 놓았고,

혹간 따뜻한 날이 있으면 낮시간은 벗겨 주었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갑바는 덮어 두었다.

비, 눈에 흙이 젖은 상태에서 한파가 오면 옥상 노지에 있는 화분이라 구근이 동해를 입을까 싶어서,

 

오늘은 앞으로 추운 날도 갑바를 덮지 않으려고 벗겼다.

어떤 화분에는 뾰족하게 새싹이 올라온 것도 있고, 끝만 조금 보이는 것도 있었다.

구근 화분이 9개인데 처음에 놓았던 자리를 알았는데, 갑바를 덮으면서 이리저리 옮겨서 이제는

모르겠더라.

 

 

 

2020년에 핀 튤립 꽃은 퇴화해서 꽃 모양이 퍼졌다.

 

 

먼 곳에서 수선화 구근을 주셔서 작년 처음으로 수선화 꽃을 보았다.

수선화는 화분에서 잘 피지 않는다 하는데  2 화분에 심었던 것을 한 화분은 구근을 캐내었다

11월에 심었고, 한 화분은 그대로 두었었다.

올해  두 화분도 꽃이 필려는지? 아니면 두 화분다 꽃이 피지 않을는지?

 

튤립 구근을 20개 사서 심어 두었다.

온라인 몰에서 꽃을 사진으로 보고 4가지를 샀다.

 

사람에게는 아기들은 1살 더 먹는 것이 자라는 것이고, 청년들에게는 희망이고

60대가 넘어가면 한 해 한 해 늙어 가는 것이다.

 

꽃이 피는 식물은 한 해 한 해 더 해가면서 그 세가 꺾기도 하고, 또 한 해 비축한 것으로

꽃이 더 아름답게 피기도 하고, 튤립처럼 퇴화하기도 한다.

퇴화는 해도 흙속 뿌리는 굵어지고 분화를 하고 그렇다.

나무이고, 풀꽃이고 그 수명은 있는 것 같다.

상층부 잎이, 꽃이 무성하게 되려면 흙속의 잔뿌리가 왕성하게 발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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