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어느 꽃 장수 아낙네

이쁜준서 2020. 11. 3. 23:33

 

제법 큰 네거리이고 그 네거리 한편은 재래시장이 있고, 그 재래시장 상가 앞으로 인도에는 일산을 펴고

붙박이로 채소 등등을 파는 사람들이 즐비하고,

그 밖의 네거리 세 코너 중 두곳은 붙박이로 과일 장사가 있고,

한 곳만 요일에 따라 다른 사람들이 물건을 판다.

그  곳에  좁게 한 모퉁이에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A급이 아니고 B급이라 할 수 있는 좀 품질이 떨어지는

채소나 과일을 팔았다.

 

그러더니 채소나 과일도 팔면서 꽃을 팔기 시작하더니, 여전히 질이 좀 떨어지는 과일이나 채소를 팔면서

도로를 등지고 한껏 화분을 진열 해 놓고, 중간에 사람이 다니는 인도이고 맞은 편 아파트 담 쪽에도

여늬 꽃집보다 더 많은 물량을 진열해 놓고 팔았다.

 

분갈이용 거름이 필요한데 소포장으로 꽃집에서 파는 것은 부족이고, 그렇다고 누가 도매상으로

가서 사오자 하고 같이 나설  가족중의 사람도 없고, 저 집에 꽃을 하러 원예단지로 가면 자기도 분갈이 해서

팔기도 하니 부탁 해 보자하고 부탁을 했고, 흔쾌하게 사다 주었다.

 

그 후 친구는 시장 맞으면 인도에서 우리가 산 것보다 반값으로 샀다 했는데도

나는 여전히 그녀에게 부탁을 해서 두번 더 샀다.( 8,000원)

값이 배가 되니 품질이 다를 것이다 싶었고.

부탁 해 놓고도 오지 않는 사람도 있는데 아지매는 신용한다면서 우리가 과일등등을 하러 시골로

가는 날은 가지 못하니 몇일이 걸릴지는 모른다 하면서 미리 돈을 줄까 했더니 아니라고 했다.

그렇게 인연이 되었고, 한 번도 꽃은 사 주지 못했다.

우리가 키워 보았던 것이거나 옥상 정원에 있는 것들이라서.

 

오늘은 혼자서 살방살방 하는 일도 있었지만, AS 받을 일이 있어 오후 4시경에 왔다 가고 난후

큰 물건을 방 이동을 했더니 치울 일도 있고, 오후5시경 나가는데 바람이 차고 추웠다.

그녀는 여전히 그곳에서 꽃과 고구마를 팔고 있었는데, 부탁을 했더니 마침 부탁하고도 찾아 가지 않아서

상토가 한 포대 있다 해서  분갈이 거름 한 포 더 부탁 했더니,

요즈음은 시골로 들어 갈 때가 많으니  언제 가지고 올지 모른다 해서 내게 휴대폰 번호 가르쳐 달라 했더니

나는 휴대폰이 없고, 오빠것이라  가지고 오면 내가 전화 하겠다 하고,

앞치마 주머니에서 찾아 찾아 낸것은 이 귀퉁이 저 귀퉁이 메모로 거의 찬 종이에 내 휴대폰 번호를 적더라.

 

그녀는 40대초쯤 되어 보였고,

이렇게  추운날 종일 길바닥에서 장사를 하고 변변히 앉지도 못했을 거다 싶어서 짠 했다.

남편은 꽃을 실어다 같이 진열 해 주고는 시골로 농산물을 하러 가고 혼자서 장사를 한다.

장사로 남편은 전화 연락도 하고 받기도 해야 하니 꼭 휴대폰이 필요한 사람이고,

아내는 붙박이로 장사를 하고 있으니 실은 없어도 될 것이다.

그래도 쨘 했다.

날씨가 추우니 아마도 내 맘이 쨘 했을 것이다.

 

휴대폰이 처음 생기고 한참 뒤에까지 나도 휴대폰을 가지지 않았다.

그랬던 세월이 이제 개인이 자기 명의의 휴대폰을 다들 가지게 된 세상이 된 것이다.

 

 

오늘도 옥상일을 하지 못하다

날이 어두워 지면서 찬 바람이 불었다.

다알리아 구근이 냉해 입으면 않된다고 그것만 덮어 주었는데,

카라 이 꽃도 구근이다.

지금 밤 11:38분

이  화분 몇개 내려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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