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 예~뻐'
큰 마트에서 나는 계산대에 물건을 올리고 앞 사람은 올린 물건을 계산 하는 중이였다.
저 할머니 뭐라 칸다' 라 나를 지칭하면서 아이에게 이야기 했다.
그래서 그 아기를 쳐다보게 되고, 눈을 보면서 ' 아이 예~뻐' 라 했다.
그런데 그 네살 난 아기가 온 몸을 덜썩 거리면서 환~하게 웃었다.
다시 ' 아이 예뻐' 란 말을 했더니 그렇게 또 웃었다.
얼마나 순수한 맘이고, 귀한 웃음인가?
나는 아기들을 아주 좋아 한다.
이웃친구들 아들이나 딸을 결혼시키고도 데리고 지내는 아기들은 낳아서 한달이 채 되지 않을 때부터
자주 보고 볼 때마다 안아 준다.
그러면 그 아기들이 할머니 친구들이 너댓명 자기 집에 가는데 3~4살 정도가 되면 특별하게 나에게
정을 낸다.
' 이거 할머니 좋아' 라고 말을 하는 아기도 있었다.
그 아기가 네살 때인데도 내가 거실로 들어가자 주방으로 들어 갔다.
내가 커피 타 올께 하면서.(평소 아기 엄마와 할머니가 하는 말)
주로 거실에서 노는데 거실에 먹을 것이 있는가를 살피고, 먹는 것이 있으면 찾아서 나를 주기도 했다.
가면 아기가 잠시 놀다보면 장난감 소쿠리를 우르르 우르르 붓는다.
자기 할머니가 또 보래이 붙지마라 금방 치워 놓았는데 하면 내가 할머니 우리 놀고 담아 놓을께요 하면서
아기와 놀고는 아기와 함께 담아 놓는다.
놀다보면 아기는 같은 놀이를 하는 것이 아니고, 자꾸 변형해 가면서 놀고,
그 작은 머리에서 나오는 생각과 행동들이 신기해서 그 아기에게 맞추어서 놀아 주었다.
지금은 대학교 졸업반이지 싶은 여자 아이가 우리 집에 세들어 살 때이다.
한달이 겨우 지났나? 아기가 보고 싶어서 내려 갔더니 아기 목에 때가 끼어 있었다.
목욕은 언제 시킬려고?
저 혼자서 못해서 준이 아빠 퇴근하고 오면 시킬려구요라 했다.(2살 터울 오빠)
낮시간 목욕을 하고 놀면 아기가 기분이 좋을 것이다 싶어서 목욕을 시켜 주고, 옷 입혀서 안고 있을 동안 아기 엄마는
벗은 아기 옷도 손빨래하고 욕실 물로 씻어내고 했다.
안고 있던 아기가 잠이 들면, 그 아기가 깰 때까지 안아서 재워 주었다.
어느 날 갔더니 목욕을 시켰다고 했다.
혼자해 보니 되더라 했다.
그래도 안고 있다 잠이 들면 깰 때까지 안아 주는 날도 있었다.
그런데 아기가 기어 다닐 정도로 자라니 내가 가면 나를 중심으로 부채꼴 안에서만 기어 다니고,
놀다가 무릎에 올라 오고, 또 내려가서 기어 다니고,
자기 엄마한테는 내가 있을 동안은 가지 않았다.
그 아기에게도 이쁘다는 말은 수도 없이 했을 것이다.
이쁘니 그렇게 말 할 수 밖에 없으니.
아기들은 말은 못해도 말로 ' 이쁘다, 아이 예~뻐'라고 하면 알아 듣는다.
채 5개월이 되지 않은 아기에게도 '아이 예~뻐' 라 하던가 ' 사랑해' 라 하면 아기가 웃는다.
그 말에서 저를 사랑함을 느끼는 것이다.
내가 아기에게 만날 때마다 ' 아이 예~뻐' 라고 자주 말한 아기가 이제 첫돐을 겨우 넘긴 아기가 있다.
그 아기가 요 몇일 ' 아이예뻐'란 말을 한다고 한다.
또 '좋아 좋아' 라 한다고 한다.
아기를 안고 있을 때 아기가 좋아라 하는 몸짓을 하고 웅얼거리는 소리를 낼 때,
어른들이 '좋아? 좋아? ' 하니 아마도 그 말도 일찍 하게 된 모양이다.
아기들 말 배울 때는 어느 말을 잠시 몇일 하다가는 잊은 듯 하지 않고, 또 새 말을 배워서 하고 그런것이니.
지난 일요일 경주로 가는 무궁화호 카페 칸에서 옆에 앉았던 7개월차 아기 보고 잠시 바라보다가
' 아이 예~뻐' 라고 몇번을 하고는 내 무릎에 앉히었더니 좋다고 놀았다.
그 7개월차 아기도 전혀 낮선 할머니가 ' 아이 예~뻐' 하면서 저를 좋아라 한다는 맘이 전해 져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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