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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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재촉 하는 비

이쁜준서 2022. 11. 28. 19:19


박자가 맞으면 흥이나고 일도 신나게 할 수 있는 것은 꼭 음악적 박자가 아니다.

남편이 도움이 되게 많이 도와 주는데 출타 중이라 이웃 친구네 아저씨께서
씻어 건져 놓은 배추를 올려 주셨지만,

혼자서 하는 일이라 걱정이 되어 준비를 살금살금 미리미리 해서 이웃친구와 둘이서 양념을

다 하고 나니 오전 10시도 채 되지 않았다.

배추는 더 있다


동원 된 그릇도 씻어 놓고 거실 청소도
다 하고 환기 되라고 창 문을 열어 놓고,
월요장에 갔다 왔다.

객광스럽게

김장하고 지친 날인데,

미꾸라지가 막 움직이는데 누르스름하게 보여
자연산이라는 파는 사람 말을 믿기로 하고 사 왔다.

어린 시절 초겨울에 논둑 밑으로 물이 자작하게 고인 물

퍼내고, 흙을 두 손으로 파면

굵고, 누르스럼한 미꾸라지를 잡았으니.



김장 일이 아득해서
오늘 아침 까지도 입맛까지 잃었었는데 점심 때는 입맛이 돌아 왔다.

저녁 식사는 간단하게 그리고
따뜻하게 쉬고 싶었다.
그런데 이렇게 몸이 고단하고 만추에
비까지 오니
누운 자리 따뜻하고
보일러를 켰으니 실내 기온도 푸근하고,

고단해서 쉬고 싶은 날 딱 박자가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