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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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

이쁜준서 2020. 10. 16. 05:00


늦가을이다.
그야말로 들로 산으로, 도시 가로수까지
가을 빛으로 가득 찼다.

지난 주 월요장에서 아주 굵고 흙까지
묻은 투박한 고구마 한 박스를 자경농
할아버지가 팔면서 종자가 좋아서 맛나다는
말에 사 왔다.
한 개를 2~3토막 내어 쪘는데 적당하게
밤고구마이고 적당하게 달았다.
그런 맛일거라 생각하고 첫날은 4개를 쪄서
뒷집 형님,이웃 친구네도 맛 보였다.
두번째 쪄서는 친구네가 옥상 방수 페인트
칠 중이라 간식으로 가져다 주었고,
어제는 그 중 아주 큰것을 남겨 둔 것으료
기름을 한촉면만 잠기게 투김을 했다.
두 쟁반 너무도 맛이 있어서
우리만 먹을수 없어서 친구네 한 쟁반 주고
고구마 튀김의 맛도 과하지 않게
완숙한 그런 맛이였다.

내 정서는 자라면서 6년간을 시골에서
자라서 시골스럽다.
어딘지 투박하면서 여유가 있어
흙에 씨앗을 넣으면 품었다 새싹을 올려
키워 내는, 엔간한 것은 흙에 묻어 놓으면,
발효 시켜 식물의 거름이 되는 것처럼의
그 자연 친화적인 시골스러움을 좋아한다.

만추는 곧 초겨울로 간다.
그것이 아쉬운 것이다.

바닷가 벼랑에서도,긴 가뭄에도 모질게
살아서 가을에 꽃을 피우는 해국이다.
명자꽃의 열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