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남편이 더 고마운 날이 있어

이쁜준서 2020. 6. 6. 16:58

 

걸어서 40분정도 가야 하지만, 요일 시장인 월요장이 서고, 그 월요장에 오는 7~8념쯤 거래한 자경농이

20분쯤 걸어 나가면 토요일이면 언제나 앉는 사거리의 인도에 걸지게 자리를 펴고 장사를 한다.

다른 자경농이 파는 것보다 나물이 잘자라는 5월 중순경부터는 1.5배정도 많이 주고 씨앗을

비싼것으로 사 온다면서 나물도 맛이 있어서 계속 거래를 한다.

늦게 가면 나물 중에 다 팔아버린 것이 있어서 오전 10시경에 집에서 나가면 몇 단이고 넉넉하게 살 수 있다.

 

그 자경농이 우엉 잎을 가져 와서 4월부터 5번쯤 사 먹었는데 끝났다 하더니,

오늘은 우엉잎을 다시 가져 왔다.

햇빛을 보고 오래 자란 것은 잎이고 대궁이고 질기기에 질기지 않는냐? 했더니

씨앗을 뿌려서 키운 첫번째 딴 것이라 괜찮다고 했다.

 

그런데 옆에 호박잎이 보여서 마디 호박은 아니지요? 했더니, 우리 언제 마디 호박 키우는 것 보았어요?

알기는 하는데 하마 호박잎이 나왔다 싶어서라 했더니 내가 쪄 먹었더니 제법 호박잎 냄새가 나고 

맛나기에 조금 가지고 왔다 했다.

우엉잎 한단과 호박잎 두단을 사 왔다.

껍질 벗겨서 손질해서 한번 먹도록 소분해서 냉장고에 넣었다.

 

토마토를 다 먹어가면 5Kg씩 사다 넣는데, 토마토도 사 왔고, 청경채와 오이, 풋고추용 고추도 사 왔다.

채소가 많이 나오는 철이되니, 풋고추 같은 것이  같은 돈에 양이 많이 차이가 난다.

롱그린이라는 맵지 않은 풋고추를 3천원어치 사 왔는데 양이 많다.

밀가루를  입히지 않고, 살짝 쪄서 다져서 깨소금, 참기름, 간장을 넣고 반찬을 만들면, 우엉잎, 호박잎등은

굳이 강된장을 끓이지 않아도 쌈장이 된다.

매운 맛으로 먹고 싶을 때는 청양 몇개 넣으면 되고 고추가루를 양념으로 넣어도 되고,

그야말로 사돈댁 참외 깎아 먹기이다.

 

둘이서 사는데 남편을 챙길 수 밖에 없는데, 그래도 맘이 더 가서 더 챙기게 되는 날도 있다.

옥상에 일을 하면 8시에 아침밥을 먹는다 하면서도 자꾸 시간을 넘겨서 내려 오니,

아침에 분갈이 6개 하고 난 후 빗자루 질 하고 호스 끌고 물을 주는데, 1/3 정도 주고 있는데,

남편이 웃으면 밥 않먹나? 하면서 올라 왔다.

하마 시간이 그렇게 되었어요?

아침 밥 먹고 물 주면 되지요 하면서 서둘러 내려 왔다.

 

곰국에 밑반찬 내어 놓고 먹으려 했던 것을 아침부터 웃는 낯으로 이야기하는 남편이 고마워서,

마침 만두가 있어서 그 만두는 찜기에 찌고 곰국 끓이고 해서는 만두국을 만들고,

상치도 몇잎 내려 오면서 따 왔고, 

 

점심 때는 밥도 많이 먹지도 않는데 밥을 먹기가 부담스러운 날이있다.

그렇다고 점심 요기를 무엇이라도 해야 하는데, 오늘은 그런 것도 없었다.

친구가 TV를 보았다고 청경채를와 돼지고기로 두가지를 하는 것을 보았다고 해 보자 했다.

다른 것을 할려고 돼지고기 안심을 사다 놓은 것이 두 집에 다 있었다.

 

안심고기를 삶는 동안 청경채 데치고,  청경채는 맑게 살짝 간을 해서 무치고,

청경채를 쟁반 중앙에 놓고, 돼기고기 편육을 가 쪽으로 돌리고, 

옥상표 가는 파가 있어서 양파와  생저리기를 하고,  옥상표 상추와 치커리도 따 오고,

밥 없이 고기만 상추 쌈으로 먹었다.

고기를 넣지 않고, 상추에 청경채와 치커리와 파, 양파 생저리기만 먹어도 맛이 있었다.

 

그렇게 점심 식사를 하고,

나물들을 다듬었다.

저녁상에는 호박잎을 올릴 것이다.

고추쌈장을 만들어서.

된장쌈장도 만들어 둔 것이 있고,

 

하마 오후 5시가 다 되어 간다.

오전 05시에 옥상에 올라 갔으니 오늘 하루의 반이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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