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식물을 키운다는 것?

이쁜준서 2019. 5. 17. 05:51


식물은 관엽식물, 꽃이 피는 식물,등으로 나뉜다.

우리 옥상은 꽃이 피는 식물들을 가꾼다.

들일 때는 좋아서 사기도 하고, 삽목가지 어렵게 얻어서 삽목으로 키우기도 하고, 얻기도 하고,

보내기도 하고 그렇다.


어느 친구집으로 처음으로 갔더니 베란다가 넓었고, 화분도 혼자서는 들지 못할정도의 대형 화분에,

거의 사람 눈 높이 정도로 자란 관엽식물들이 많았다.

한 때는 분갈이도 2년에 한번 씩 해 주었고, 그 때는 새로운 식물도 사 들이고 했는데,

이제는 물만 준다고 했다.

가지들이 엉키듯  자라  있고, 옆에 옆에 화분이 붙어 있고, 바람의 소통이 제대로 될 것 같지도 않고,

혹여 다음에 가게 되면 전지 가위를 가지고 가서 손질을 좀 해 주어야 겠다 싶었다.


5월말 미국의 아들집으로 가면 한달을 있다 올 것인데, 아파트 공용면적 청소하는 아줌마에게 돈을 주고

화분에 물을 주라고 부탁하고 가겠다 했다.

그 식물들이 지금에 와서 짐이 아닌가? 했더니 그렇다 했다.

그냥 남을 빈집에 들락거리게 하지말고, 언젠가는 정리 해야 할 것들이니,  비닐에 물을 담아서

얹어주고, 살것만 살아라 하고는 그냥 가라고 했다.

다녀 오면 물이 없어서 목말라 간 것은 이번 기회에 정리가 되는 것이고, 그렇게 짐 정리를 하라고 했다.


수 많은 식물을 들이고 또는 고사하고, 또는 남들에게 나누어 주고, 또는 퇴출을 한다.

흙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것이 아니라 화분 속에서 오래오래 있는 것도 있지만,

퇴출한 것만 해도 많다.

옥상에는 더 이상의 흙을 올리지 않고 지내니 한정 된 흙이라, 퇴출하는 식물이 있어야 새 식물을 들일 수 있다.


우리가 일상을 어제와 연계된 오늘을 살지만, 그래도 오늘은 새로운 요소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새로운 것이 없으면 낡아지고 그러면 날로 날로 퇴화를 할 뿐이다.

병꽃만 해도 토종 삼색병꽃, 토종붉은병꽃, 수입된 분홍병꽃,  서양붉은병꽃, 일본삼색병꽃을 키워 보았다.

병꽃은 삽목이 잘 되는데, 토종들을 삽목하지 않아서 다 놓치고  수입병꽃들은 삽목으로 친구들 나누어 주었지만,

제일 늦게 옥상 식구가 된 일본삼색병꽃만 남았다.

이번에 무늬병꽃을 또 들인다.


헤미디 새 식물들을 들인다.

남편의 주문은 언제나 그만 들이라 하고, 대답은 찰떡처럼 하지만, 어느 해이고, 많고 적고의 차이는 있지만,

새 식물을 들인다.


새 식물을 들이고 키우고 꽃이 피고,

그런 생명의 돌아감이 있어야 살아가는 맛이 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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