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느긋해 져야 한다.

이쁜준서 2021. 10. 2. 08:00

지금까지 누우면 금방 잠이 들고, 아침에도 더 자고 싶어도 일찍 일어나는 것으로 살아 온,

남편이 잠에 비상이 걸렸다.

자정이 넘어서도 잠이 들지 못해 컴퓨터 화면이 켜져 있고,

새벽 3~4시 이후에 자다 잠이 깨어 다시 잠들지 못해 몇 시간을 컴퓨터가 TV까지 볼 수 있으니

컴퓨터나 TV를 보겠지.

그러다 정말로 오전 06시정도에 잠이 다시 들고 7:53 분인 지금도 자고 있다.

굳이 깨우지도 않고, 요즘은 다리 아픈 약까지 있어서 나 혼자 아침 밥을 먹기도 한다.

 

늦잠 자는 남편과 같이 밥을 먹을 까 해서 전기 밥솥에 취사를 누른것도 늦게 했고,

계란찜은 다 섞어 놓았으니 8:00시에 찔 것이고, 그 때 고등어 한 토막도 구울 것이고,

깻잎을 살짝 데쳐서,

집된장은 짜다고 마트에 파는 된장으로 하라 하던데, 집된장 밖에 없어서 조금 넣고,

멸치육수를 넣고, 양파와 파를 넣고, 들깨가루를 넣고, 양념장을 만들어,

들깨잎에 켜켜로 발라 놓았다.

옥상표 채소 생나물도 해 놓았고,

 

남편이 늦잠을 자고,

나는 새벽처럼 일어나 있으니 옥상에 물은 늘 내가 준다.

남편이 계단 올라 옥상 가는 것이 좋을 것 없다고 내가 물 주께라 했는데도,

느긋하게 기다리지 못한다.

어제부터 억지로라도 느긋해질려고 물을 주지 않고,

내가 옥상 올라 가는  횟수를 줄이고 있다.

 

내 몸이 아프니 불평불만이 목까지 찰 때도 있다.

생각해 보면 이만해도 다행이다 싶어서 나 혼자서도 불편불만을 입 밖으로 내지 않는다.

하늘이 겁나서.

발을 박자 맞추듯이 뒷굼치를 바닥에 대면서 왼쪽으로 살며시 놓으면서 앞쪽 발을 놓아야 하는데,

어쩌다 그 박자를 맞추지 못하면 아차 한다.

 

 

 

 

 

'샘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와 애동호박  (0) 2021.10.12
가을 정리 1  (0) 2021.10.04
수다들  (0) 2021.10.02
먹고 사는 일  (0) 2021.09.29
돈의 가치  (0) 2021.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