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상회 단골 손님의 뒷글
살아가면서 요즘 기분에 맞지 않는데, 고칠 수도 없고, 아니다 할 수도 없는 것이,
돌아보면 그저 몇십년이 지나간 것이다.
아기들이 태어나서 100일까지 자라는 것도 그 아기 인생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일이고, 첫돐까지는
또 얼마나 우여곡절이 많이 지나가도 드디어 첫돐이 되는가 말이다.
아기들 첫돐을 성대하게 밖에서 손님을 청하고 하는 것을 좋아 하지 않아도 그 첫돐은 성대하게
해 주고 기념 해 줄만한 일인 것이다.
우리 세대가 아기였을 때야 밥도 실컨 못 먹고 살았던 시절이어도 첫돐날 미역국에 쌀밥이야 해서
우리 가족들이 그 날은 잡수셨겠지로 생각해 본다.
수수떡은 못해 주고, 디딜방아 콩콩 찧어서 백찜 떡이라도 하고 단술 해서 이웃이라 해댜
다 친척인 동네에서 그래도 나누어 잡수셨을까?
그렇게 그렇게 살아 온 세월이 이건 무슨 생각을 되롤려 해 보면 몇십년 전이고,
친한 친구들도 40여년을 지나 50년 밑자리 깔은지도 몇년이 지났다.
참 재미 없는 일이다.
사슬이 길었고,
20년도 더 전에는 건멸치 한포가 3Kg이었다.
그 때야 돈도 귀했지만 물가도 낮았다.
엔간한 가정집에서 건멸치 한 포 척 사놓고 먹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고,
그래서 재래시장에 가면 그릇에 건멸치 그릇에 담아 놓고 팔기도 했던 시절이었다.
그런 시절에서 10여년 정도 더 살고 나니 그래도 그릇에 담아 놓고 파는 건멸치가 품질이 좋지 않아서
도소매 시장으로 가서 건멸치 한포 정도는 사다놓고 먹고 살게 우리나라 가정경제도 좋아 졌다.
그래도 아껴 아껴 먹었다. 요즘의 반의 반정도 넣었지 싶다.
이웃에 사는 친구들 세명이 같이 도소매 시장으로 가서 건멸치 아주 좋은 것을 2포 사와서,
밤에 방앗간을 하는 친구 집에 모여서 내장 따로 골라 내는 일을 했다.
밤새도록은 아니고, 그래도 3Kg이 한포였으니 2포를 손질 할멸면,한 밤에 몇시간을 손질하면서,
아가씨적 각자 남편을 만났던 연애시절 이야기도 하고 그랬었다.
방앗간에서 갈아서 두고 된장 뚝배기 할 때 조금씩 넣으면 맛난 멸치라 오래 두고 먹을 수 있었다.
다 먹고 나면 다시 셋이서 나가서 사오고, 몇몇 곳의 건어물상에서 사다가 지금 거래하는 건어물상이 단골 가게가 되었다.
산모미역을 대장각으로들 사는데, 자연산돌각미역이라고 미역국을 끓여도 부드러우면서도 퍼지지 않고,
깊은 맛이 나는 것을 좋은 가격으로 사는 것은 도소매시장에 단골이 있지 않고는 쉽지 않은 일이다.
종동서들이나 친구들이 물으면 단골상회를 가르쳐 주었고, 종동서들이, 친구들이 단골이 되었고,
그 사람들의 주변이 산모미역을 사면서 단골이 되었다.
그 단골가에는 많은 건어물상이 있는 곳에서도 가면 몇사람 기다려서 사 온다.
한번은 사람들은 기다리고 있고, 호박씨만 사면 되어서 바쁘다고 호박씨 하나만 달라고 했더니,
적힌 정가에서 몇천원을 빼고 받는 것을 기다리던 사람이 보고, 이상하다 왜 그 아지매한테는
그런 가격으로 파느냐?
이분은 우리 집에 특별하신 손님입니다라 한마디로 정리 하는 것을 보았다.
건오징어를 사도 아이들에게 보내주면 참 맛나다 한다.
친구들과 1박2일 여행을 가면서도 건오징어 사가지고 가면 맛나다 한다.
받은 것은 있는데, 돈을 받지 않으려 하시면, 그 받은 것에 비해서 건멸치, 다시마, 건오징어까지 보낼 때가 있다.
선물이다 보니 그 중 상품으로 보내는데, 한번은 직장주소를 주셔서 직장으로 보냈는데, 오징어가 맛나서,
내가 맥주 두번을 샀다 하셨다.
가격은 부르는대로 사고, 품질은 상으로 살 수 있어서 몇십년 단골로 지내고 있는 것이다.
정육점이 대형마트 아니고 개인이 하는 곳이 단골가게가 있다.
안창살, 등심, 채끝등심, 안심, 양지, 사태, 홍두깨살등의 세분된 한우고기를 필요에 따라 산다.
명절 전에는 고기가 많이 들어 오기에 그 때 얼마간 먹을 것을 사서 국거리 양지는 진공포장으로 소분해서
냉동실에 넣고 먹는다.
지금은 하지 않지만 육포를 만들 때도 고기가 좋으면 훨씬 맛이 난다.
개인이 하는 단골가게는 좋은 고기를 받아 올 수 있다.
양지머리를 사 올 때, 양지와 붙어 있는 곳의 등심이라면서 주는 고기는 국을 끓여도 맛나고,
소금구이를 해 먹어도 맛난다.
두 식구가 있을 때 소금구이로 안창살, 등심, 안심 고기를 사지 않는다.
큰 마트 진열장에 고기 포장 한 것으로는 같은 가격에 좋은 고기를 구하지 못한다.
그러니 한번씩 차를 타고, 명절 때 바쁠 때는승용차를 타고 가서 사 오는 것이다.
사 오는 식재료만 좋은 것이 아니고,
건멸치등을 외국으로 보낼 때 진공포장을 하러 가기도 한다.
오가는 인정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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