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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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오리털 파카

이쁜준서 2016. 12. 17. 06:20


따뜻한 거실 창 앞에 컴퓨터 책상이 놓여 있습니다.

여름에 에어컨을 가동시키면 시원하기까지 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앉을 자리가 편안하기는 해도 오늘처럼 영하로 기온이 내려가면 춥습니다.


준서외할아버지 오리털파카를 입으면 사방이 커서 예전 어린아이들이 논다고 아버지 옷을 입고 놀 때처럼 우장바우 같습니다.

전체 옷길이도 길게 덮이고, 소매도 길어서 마우스를 움직일 때  맨살 손목이 유리에 닿지 않고, 손목까지 따뜻하고,

이불을 덮어 쓴 듯이 따뜻한데 무겁지 않고, 포근하게 감싸 주는 것  같습니다.

남편의 외출복이었던 시기도 있었는데, 이젠 남편도 겨울철에 실내에서 춥다 싶을 때 입는 옷입니다.

추울 때 거실에서 입으니 시쳇말로 딱입니다.

남편은 다른 옷을 입으라 하고 달라해서 준서할미 전용으로 해야 겠습니다.

그러고보니 예전 거위털 충전한 점퍼를 준서외할아버지가 사 준것이 그 시절에는 무조건 따뜻한 것으로 만들었기에 너무 따뜻해서

그 옷을 입고 버스를 타면 차 멀미가 생기는 그런 점퍼가 있는데, 보관 된 년수에 비해 입은 적은 별로 없는 옷입니다.

거위털이 잦아 들어서 이젠 그렇게 심하게 따뜻해서 등에 땀이 젖을 정도가 아니라고 준서외할아버지가 입고 다닙니다..


집에서 츄리닝복으로 입고 지낸 적은 없습니다.

살다보니 않하고 살던 것도, 하지 않을 것이란 것도 이젠 경계선이 없습니다.

살다보니 같은 10년 내외를 두는  무리와 내가 같아 집니다.

살다보니 예전 우리 엄니, 할머니들이 그 연세 때 하신 것과 조금은 달라도 근본은 같아 집니다.

남편의 옷을 입으면 우장바우 같은데 따뜻하다는 이유로 입을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일년에 몇 번 입지 않는 코트가 몇개 있습니다.

아주 추운 날 입는것, 적당하게 추운날 입는 것, 반코트  등이 있어도 코트 그 자체로는 실내에서는 버겁습니다.

특별한 자리가 아니라면 가벼운 오리털, 거위털, 옷이 가볍고 따뜻해서 즐겨 입게 되었습니다.

모직 반코트도 가볍고 따뜻해서 입기는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