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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80고개 마루의 언니에게

이쁜준서 2022. 5. 10. 00:22

 

 

올 해 80이 된 언니가 

공황장애 약도 먹고, 몇년 전 고관절 수술도 했고, 

그 1년 전에 양쪽 팔목 깁스를 했었던 적이 있다.

 

그 몸으로는 의사선생님께서 산책도 30분만 하라고 하더라고,

산책 코스가 좋아서 흐르는 천도  있고, 고기도 있고, 오리도 있고,

나무도 울창하고, 초화들도 피어나고, 장미도 피어나고,

날씨 화창한 날 몸이 좀 가벼운 날은 나서면 1시간 또는 1시간 30분 산책을

하게 되고,  연 사흘을 나갔다 오면 몸이 힘이 든다 했다.

 

작년부터 떡 사 먹는다 치고 봄이 되면 초화라도 사서 베란다에 놓고 보라고 했더니

작년 봄,

올 봄 사서 보았고, 올 봄은 것은 베고니아와 카랑코에만 남아  있다고,

거실에서 보다가 베란다에 내어 놓았다고.

 

오늘은 녹보수 한 나무 길거리 꽃장수도 가지고 다니고

동네 화원에도 있을 것이니 작은나무 하나 사서  키워 보라고 했다.

친구들 중에 선물을 받아 그냥 관엽인줄 알고 키웠더니 8년을 키우니

어느 날 꽃이 피었다 해서 이 사진의 미장원 개업식 때 들어 온 화분이었다고

우리가 갔을 때 꽃이 피어 있었다.

 

하나 사서 키우면 관엽식물 같으니 여름에는 베란다에서 날씨가 추워지면

거실에 두고 보면 좋을 것이고,

그 꽃이 필 때까지를 기다리면서 살다보면 언니가 그 꽃이 피는 것을 꼭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사람은 미물 같으면서도 또 그 맘은 하늘과 통하는 것이다.

그러니 막연하게 내 몸 아픈 것만 생각하고 대화 할 상대도 없고,

그래도 내가 꽃을 보기를 기다리는 맘이 언니를 지켜 줄 것 같았다.

 

우리 엄니 갓설흔 때 어른들게서 설흔이라 하시지  않고, 갓설흔이라 하셨다.

해서 나도 팔십노인을 갓 80일 불렀다.

언니가 올 해는 그까이것 갓 80인데 했으면 해서.

 

 

 

뒷집 형님

 

뒷집 형님께서는 올 해 아마도 여든여덟인가? 여든 아홉인가 이시지 싶다.

재작년은 외출을 하실 때 지팡이를 짚고 가셔도 마당에서는 그냥 다니셨는데,

작년부터는 방에서 마당에 내려 서면서 지팡이를 짚고 움직이신다.

해마다 많이는 아니고 꽃을 좋아 하시니 몇가지를 드렸다.

작년에는 내가 준 모종을 심다가 넘으지실까 싶어서 가서 화분을 찾아서 심어 드렸다.

 

올 해는 내가 션치 않아서  우리 옥상정원의 일도 몇시간 하면 뜨근한 자리에 누워서

몸을 풀고 하는데도 자주 몸살 약을 먹었다.

식물만 드릴 수도, 내가 심어 드릴 수도 없어서 하나도 드리지 못했다.

이웃 친구는 자주 와서 식물을 가지고 가는데,

 

캘리포니아 양귀비가 씨앗 발아한 박스에서 어릴 때,

꽃삽을 넣어서 뜨 내었고,

떼어내면 살지 못하니 그대로 화분 하나에 심어서 소쿠리 씌워서

살음을 성공 했고, 

어제부터 꽃 두 대가 피었다.

현관 앞에 놓고 볼려고 만들었던 화분이었는데,

 

오늘 월요장이라서 취나물과 고추 방아다리 밑의 순을 딴 것을 사 왔다.

약간 여유가 있어서 나물을 삶아 그 나물 두가지와  캘리포니아 화분을 

가져다 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