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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유월 열이레 날
이쁜준서
2021. 7. 26. 06:01
에어컨 가동 전에는 창 문과 거실문 현관문까지
활짝 열어 두고 있었고.
단독주택이라 주방이 거실과 통하는 문이 있어,
점심 먹을 때 주방에서 일을 할 때는 문을 열어 놓고
거실에서 선풍기로 찬 공기를 보낸다.
낮 땡볕은 뜨거웠지만 밤 11시경에는 에어컨 끄고 창문을 열고 선풍기만 있어도 시원 하다.
아직 열대야가 아닌것이다.
새벽 4시가 넘어서 옥상에 올라 왔더니 바람이 내 머리카락 위에서 내 피부에서
이는 듯 내 몸은 가을 바람 들 길을 걷는 듯 했다.
내가 옥상에 정원을 가꾸지 않았다면 이 도시에서
이런 시원한 가을 이른 아침 같은 청량함을 맛 볼 수 있을까?
옥상정원에 식물들이 있어 바람이 찾아 온 것이다.
간혹 바람에 실려서 오는지
사마귀도 메뚜기도, 여치도스르라미도,
제 스스로 날개 짓으로 잠자리, 나비 몇 종류, 매미
도 보이고,
실컨 앉아서 즐기다가
달이 커기는 해도 어딘가 균형이 덜잡혀서 달력을 보았더니 음력 유월 열이레이다.
음력 유월!
둘 째를 낳았다.
내가 늘 적응이란 말을 잘 하는데 아이들 생일에
전화 한 통화도 하지 않는다.
같이 있으면 몇가지 음식에 미역국에 찰밥 그 고유한 메뉴로 밥을 해 주고,
생일이라고 전화로 축하한다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엔간하면 말로 떼우는
요즘 세상에서.
에미마저 말로 떼우기 싫어서.
남편이 아침밥을 챙기고
옥상정원에 물을 주자면 햇살이 돋았을 시간이고
식물들도 목마름이 있을 것이라 어제도 오늘도
가만가만 움직이면서 물을 주었다.
또 이렇게 하루가 시작 되었고 또 하루가 갈 것이다.
디기탈리우스는 씨앗을
뿌린 그해 자라고 그 이듬해 꽃이 핀다는데
꽃이 피고 있다.
이렇게 소담스럽게 화분 한 가득이라도 한 포기이다.
멀리서 보내 주신 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