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꽃

사람도 나무 같다면

이쁜준서 2025. 4. 13. 05:47

미스김라이락  나무에 꽃을 피우려고
깨알보다 작던  꽃눈이 자라서
이제는 깨알정도 자랐다.

어린 가지 삽목해서  이번에는
작은 나무  하나 만들어  두자 하면
누구를 주게 되어서
이 번 것은  누구 주지 말고
꼭 키우자 했던 것
하나가 3년째 자라고 있고.
올해는 꽃까지도 필 것이다.


무늬병꽃나무
분홍색꽃이 피는데,
잎의 무늬와 잘 어울려
착하고 이쁜  사람 같은 품성이 보인다.

제 몸의 가지를 잘라
삽목을 하고,
본시 어미나무였던 것은
뿌리가 너무 늙어서 가고,
이 나무도  늙어지고 있다.


떡갈수국  나무
잎이 떡갈나무 잎을 달아서
떡갈수국이라고.

몸값이 제법 비싸다.
친구가 삽목이 잘되지는 않아도
몇 번 가지 잘라 삽목 해서
자기 친구를 주었더니
또 가지 하나 삽목했는데
안되더라면서.
가져 왔다.

그 나무 정리하면서 땅속줄기
2개를 주었고,
삽목방식으로는 안될듯해서,
가침박달나무
큰 화분 속에 줄기를 묻어 놓고
몇 달이 지나서 새 싹이 나고.
귀하게  새나무를 얻어.
작년  한 해 꼬꼬마로 자라고,
옥상노지에서 월동을 하더니
뿌리가 튼실 해 졌는지
이렇게 키가 쑥 자라고 있다.

수사해당화  나무가 아주
큰 화분에 심겨서.
혼자서 분갈이를 못해
아주 큰 드라이버로  꾹꾹  찔러
물의 통로를 내어 주고,
생다슬기 삶아 속살 빼낸
껍데기 위에 얹어 주고,
꽃영양제도 주면서 해마다 꽃을
볼 수  있었는데,
올해는 나뭇가지가 말라가서
남편과 둘이서
힘에 겹게 옮겨

가지 자르고,
뿌리 자르고
그 화분에 심었는데,
한달이상 지났는데,
꽃 몇 송이 보여준다.
참 귀한 샘명이고 꽃이다.
일단은 살아난 것 같다.

우리 옥상에서는 종일
그늘진 곳은  없다.

삽목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자주  돌보아야 한다.
실패도 하고 성공도 하고,


어제는 50년 지기를 만나러 가면서
작년에,
친구와 전화 중에,
꽃 좀  주세요라고,
친구 남편의 말소리가 들렸다.
친구가 아무한테도 달라는 말은 못하는데 형님께는 달라는 말도 하네라고.

시골에 살고 있어서.
바로 전하지 못하고,
남편이 빈 화분 흙을
다 비워 낸 흙무더기  위에서
조금씩 거름을 섞으면서
분갈이 중이어서 처음은 작은 구근 보고 꽃을 짐작했는데
결국은 한 곳으로 모아지고
20여 일이 지나니
바짝 말라지고.

달리아는 상토 속이라
괜찮을 줄 알았는데 구근이 일부는 얼었고.
두 집에 나눌 수 없어
친구네 다 주었다.
세 가지인데,
친구남편께서  잘 키우시니
어찌어찌 올해 꽃이 피기를 기대한다.

내가 나무라면 어떤 나무일까?
숨 쉬고  
뿌리고 가지고 잎이 무성하게
자라다 겨울  노지월동도 하고
끝내는 자기 혼자
기운의 쇠락과
정신의 쇠락과.
그렇게 살다가 저 세상으로 간다.


멀리서 보내주신
자연산 참나물을.
친구 조금 떼어 주고
정말로 잘 살아라 하고 심었다.
남편은 모르니  이거 참 귀한것이다라
몇번이고 이야기 하고,

이제 뿌리가 내려  한 잎씩 손으로 따서.
어제는
무씨 새순, 부추 새순을
섞어서
쌈으로 하니.
그 참나물향이 너무 좋았다.
내년은 올 한해
뿌리 내리고 튼실 해져서

집된장, 막장, 보리효소 된장을
섞어서  쌈장을  만들어  두고
먹는데,
그 쌈장옆에
담은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마늘고추장
떠 놓고,

돼지고기 삶아서
먹는데 어쩌다 한 번씩 섞인 참나물 한 잎이 입속에서 어울린 맛이 좋았다.
정구지도 주셨는데,
살아나서 잎이  손가락 길이만큼
자랐다.
뿌리를 키우자면 베어 먹으면 안되고
그대로 키워야 한다.

멀리까지 보내주신 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어제는 멀리 보낸다고
아스타 화분 세개를 떼어내고
분갈이를 했다.
그런데
간밤에,
반가운 비가  제법 내렸다.
옥상의 많은  화분에서는
뿌리들이 기지개 켜면서
좋아 할 것 같다.

비는 그냥 물이 아니고.
식물들에게는 보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