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기 그릇과 작은 돌절구
그제 친구집에 갔을 때.
내가 보기에는 부뚜막 드무
( 물 담아 두는 옹기그릇 )
같아 보이는 옹기그릇에
유리뚜껑을 얹어 차상으로
내어 놓은 것이 격이 있어 보였다.
내가 결혼해 왔을 때는
정지간 바로 앞에 큰 항아리 드무가
있어 밤에만 수돗물이 나와서
한동안 사용하기도 했는데.
우리 아이들 세대는 드무란
말도 생경한 세월로 변했다.
이웃 친구와 나갔다 우연하게
예쁜 항아리를 보게 되면 맘은 사고 싶기도 하다.
그런데 아서라 이제는 있는 것도
정리할 때이지 하고 돌아선다.
큰아이 결혼식 때 친정숙모님께서
서울에서 아들과 함께 오시면서
높이가 50Cm정도 되는 돌절구를 가져 오셨다.
작은아버지께서 석수장이 볼일 봐준 것이 있어 선물로 받은 것인데,
우리 큰아이 결혼하면 선물로 주신다던 것이었다고.
우리 집에서 백일 한 다음날부터 다니기 시작 한 것이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는 여름 방학이면 매년 갔었다.
아기 때부터 참 이쁘하셨던 아이였다.
큰아이 세살 때에는 내가 아기를 건사하지 못할정도로 아퍼서
친정어머니는 장사를 하시니,
친정숙모님이 오셔서 아기를 데리고 가셔서 두달 키워 주시기도 하셨다.
큰아이는 가지고 가지 않았고,
늘 거실에 두었다 3년 전 마당의 쪽마루 같은 화단으로 내어 놓았다.
요즘이사 당근에 올리면 되는데
팔 수도 없고,
수년 전 작은 떡시루를
선물 받은 것은 여동생이 온 가족이
왔을 때 차를 가지고 와서 주었는데.
거실이 크서 조화를 꽂아 두니
잘 어울린다 싶었다.
세태가 변하면서 기후도 변해서
고추장을 설전에 담아 두었다가
겨울에 옥상에 두고 고추장항아리에서 숙성하고는 3월이면 스텐리이스통에 담아 김치냉장고에 두고 먹어야 허실이 없게 되어 지금 이사 굳이 고추장항아리도 필요가 없어졌다.
올 겨울은 어쩌다 아직 고추장을
담지 못했다.
그러고 보니 콩나물시루도,
막걸리로 식초 발효시키는 아담한
옹기그릇도 뒷베란다에서 잠잔다.
어제는 소고기국을 끓였다.
좀 많이 끓여서 스덴리이스 통에 담아 김치 냉장고에 두고 냉장고에도 두고 먹는다.
소고기국은 일단은 한우 양지로 끓이고 끓이는 냄비가 뚜껍고.
양이 조금 많아야 제대로 된 맛이 난다.
설 대목에 할인 때 사온것을
반정도의 양을 냉동했던것으로 해동해서 끓였다.
맛은 역시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