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물

대봉감 홍시

이쁜준서 2021. 11. 5. 20:22

 

입맛이라 하면,

일단은 변하는 것이기도 하고, 아주 예전 어릴적 엄니 해 주셨던 음식이 먹고 싶은 것을

보면 변하지 않는 듯도 하고.

 

몇 년을 대봉감을 1박스나 2박스 사다가 옥상 항아리에 넣어 두고 찬 날씨에 가져다 먹었다.

처음 얼마간은 감질나게 홍시가 되지만 홍시가 되기 시작하면 하루에 다 먹지도 못할 정도로

되어서 3년정도 대봉감을 가을에 사지 않았다.

 

뒷집 형님께서 대봉감 6개인가 주셔서  담아 놓고 홍시를 골라 먹으니 올 해 따라 더 맛이 있었다.

그 감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이웃 친구가 10개 정도 주었고,

멀리서 친구가 정으로 꾸린 박스에도 20여개 정도가 들어 있었고,

감의 크기는 그리 크지 않아서 한개 먹고 나면 한개 더 먹고  싶었고.

완전 홍시로 되기까지 기다리지 못하는데도 이틀에 한번정도 밖에 먹을 수 없었다.

 

얼마 전,( 10월 중순이었나?)

병원에 다녀 오다 집에서 따 왔다고 대봉감을 10키로 한 박스에 25,000원 해도 사 올 수도 없었고,

그 때는 시골은 몰라도 첫서리도 오기 전이였고,

그 후로는병원에 다녀 오면서도 인도에 과일 장수들도 대봉감을 팔지 않았다.

화요일은 대봉감을 농협하나로 마트에서 팔지 싶어서 버스 한 정류장을 타고 내려서

들어 갔는데 없었다.

 

오늘 한우 세일을 농협 로컬푸드에서 한다해서 갔더니 대봉감이 굵고 어제쯤 작업을 해서

가져 온듯 반지르 했다.

32,000원 한 박스 샀다.

이웃 친구 남편이 와서 가져 가셨고,

 

우리는 농산물을 도매로 떼어 와서 시중보다 헐하게 팔다가 오후 늦으면 

가격을 대폭 할인해서 판다고  품목을 지정해서 스피카로 크게 이야기 하는 곳인데,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있는 곳으로 들어가 대봉감이 아주 굵었는데, 10개 만원이라 했다.

14개를 샀고, 

오늘 산 대봉감이 합해서 42개를 샀다.

홍시가 되면 한개로 둘이서 나누어 먹어야 할 정도로 크다.

마당에서 올리고 거실로 들이면서 남편은 무슨 감을 이렇게 많이 샀느냐고.

그렇다 많이 샀는 것이 맞다.

몇년 감 홍시 생각도 없이 지냈는데, 올 해는 감 홍시가 아주 맛이  났으니

입맛의 변덕이었다.

 

중학생 때 시골에서 저녁 먹고 설겆이 하고, 장독에 넣어 두었던 감 홍시를 골라서

가마솥 밥 해 먹고  씻어도 아궁이의 온기는 남아 있어 가마솥에 감을 그릇에 담아

넣어 두면 겨울 깊은 밤의 야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