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없이 화창한 햇빛이 쏟아지는 아침
TV를 보다가 밤 10시경에 잠이 들었지 싶다.
그 때 보았던 프로그램을 생각 해 보니,
잠이 깨어서 보니 자정이 넘었고, 01시가 덜 된 시각이었다.
마른도라지를 듞으면서 뿌리중에 깨끗하지 않은 실뿌리가 한 손에 꼭 쥘 정도로 나왔는데,
남편이 물을 끓이면서 그 도라지를 같이 넣었던 모양인데,
구지뽕나무, 말린 여주를 만으로 끓인 물보다 맛이 있다.
도라지를 손질해서 물을 끓여도 맛이 괜찮겠다 싶다.
가끔 생각한다.
잠이 안 온다고 자다 깨어서 다시 잠들지 못한다고,
수면제를 먹었다면 지금쯤 나는 황폐 해 졌을 것이다고,
물론 잘 자는 것보다 건강상 나쁠 것이다 싶어도 어쩔 수 없는 것이니 그냥 적응해서 산다.
건강상은 좋을 것이 없었겠지만, 젊은 시절은 아이들 잠 재우고 밤에 소리 덜 내고 하는 일이
낮에 한 나절 일한 양을 할 수 있었고,
50대가 넘어서는 새벽에 잠이 깨니 그 또한 나쁘지만은 않았다.
한 여름이면 04시~부터는 내가 올라 가고 싶은 시간대에 옥상 정원에 올라가서 물도 주고
앉아서 이른 아침을 즐기기도 할 수 있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 어디를 가거나 아이들 소풍 때처럼 김밥을 산다거나 할 때,
늦어서 동당거릴 일도 없었다.
그러나 잠을 자고 싶은데 못 자니 불편하다.
오늘 아침은 소고기 무 국을 끓이고 있다.
무, 숙주나물, 표고버섯, 토란줄기 집에서 삶아서, 대파, 마늘, 고추가루 약간을 넣고,
액젓갈과 집간장을 섞고, 모자라는 간은 천일염을 약간 넣고,
채소들이 우러 난 맛과, 쇠고기 우러 난 맛이 섞여서 육개장은 깊은 맛이 있고,
이 국은 시원한 맛이 있다.
젊은데도 사위들이 뜨건뜨건한 국을 좋아 해서 사위들이 오면 자연산 미역으로 육수 정성것 내어
국을 끓이고, 사위와 딸들이 육개장을 좋아 하니 육개장국도 끓이면 사위들은 뜨 준 국 다 먹고,
뜨근뜨근한 국을 반그릇 정도 더 받아 후후 불면서 먹는다.
오늘처럼 01시에 일어나서 못 자는 날은 낮시간에 좀 고단하다.
일찍 국을 끓일 준비를 했고, 일찍 끓이고 있고, 두껍고 깊은 냄비에 끓이고 있으니 맛이 제대로 우러 날 것이다.
어제는 추석이라도 낮시간 한차례 소나기가 왔고, 밤까지 하늘은 흐려서 추석 보름달도 못 보았다.
오늘은 어제의 궂은 날을 보상이라도 하듯이 햇빛이 화사하다.
아주 키큰 다알리아가 피고 있다.
키만 큰 것이 아니고, 꽃도 아주 크다.
꽃자주색, 꽃보라색, 키큰 다알리아를 각각 한 가지씩 잘라서 거실에 놓았다.
세 가지색 다알리아 꽃이 보는 즐거움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