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물

모종을 심다

이쁜준서 2021. 3. 19. 22:07

 

옥상정원에 3일 올라가지 않다가 오늘 올라갔더니 명자 일월성, 또 다른 명자들이 피었고,

꽃 이스라지는 홑꽃은 낙화 중이고 새 잎이 펴지는 중이고, 겹 이스라지가 만개했다.

내년에는 겹이 스라지 꽃을 많이 보겠노라고 작년 거름도 주고 관리를 했더니 역시나 꽃이 많이 왔다.

색도 아주 곱고,

 

요즈음 몸이 딱 게으름 부리기 좋다.

걷기 운동을 나가고( 친구와 약속을 했기에)

마트 장보기 등으로 보내니 집에서는 게으름을 피운다.

 

붓꽃류는 지난해 잎들이 누렇게 있는데, 겨울 보온이 되라고 그대로 둔다.

새싹이 나온 지가 언제인데 그 묵은 잎들을 정리해주려고 하면 우선 모종을 하려면

흙을 만들어야 하고, 요즈음의 체력으로는 부담이 되니 손을 대지 않았다.

 

오늘은 금요일이고,

월요일 먼 장에 가서 상추와 부추 모종을 사다 두고 심지를 못했다.

흙을 만들지 못해서.

먼 곳에서 머위 뿌리가 어제 왔는데, 이웃 친구는 어제 가져가서 바로 심었다는데,

시들지 않게 단도리만 해 놓았다 오늘을 넘기지 않아야 해서, 오전에는 친구와 다녀 올 곳이 있었고,

오후 2시에 올라가서  화분들을 엎어 놓고  흙을 만들었다.

심을 곳에 물 잘 내려가라고 거치가 될 것을 놓고, 흙을 적당하게 담아 놓고,

오후 5시에 남편과 함께 나는 모종을 집어 주고 남편은 심고나니 그 시간에 내려가

저녁 지을 준비하기도 늦어 버렸다.

갑바의 흙을 떨어서 빗자루질하고 접어서 치우기에는 내 체력도 고갈이고, 저녁도 지어야 해서

갑바만 덮어 주라고 하고 내려왔더니 남편이 붓꽃의 묵은 잎을 대강 정리하고 있었다.

나는 내려 가야 하니 내려가자고 하니 내가 알아서 할게  했으니 내려왔다.

 

 

저녁밥을 맛나게 차려 주고 싶었다.

오전 친구와 나갔다 마트에 들려서 삼치 두꺼운 토막 2개 포장된 것을 사 왔고,

요즘 머위가 비싸서 파는 사람들이 물을 축여서 줄을 세워 납작한 소쿠리에 얹어서  팔 정도이다.

그런데 제법 많은 양을 물도 축이지 않고, 한 봉지에 12,000원 하기에 사 왔다.

남편은 나물 중에서 엉덩이 빨간 때의 머위나물을 제일 맛나다 한다.

 

내려와서 다듬어서 다른 일 할 때 잠시 물에 담가 두고,

우엉잎을 손질해서 찌고, 달래를 넣고 된장을 끓이고,

( 멀리서 보내 주신 것이라 달래 무침도 하고 달래 된장도 끓이고 더 맛나다)

두툼한 삼치 한토막을 불 낮추어서 굽고,

머위가 흙이 많아서 몇 번이고 씻어서 데치고 된장 맛이 살 정도로 고추장은 조금 섞어서

나물을 무쳤더니 남편이 된장맛이 살아서 참 맛나다 했다.

남편에게는 생선 한토막과 머위 나물이면 진수성찬인데 달래 된장까지 있으니 그 맛난 된장찌개도

두 번 밖에 먹지 못했다.

삼치가 큰 것의 토막이라 그런지 고소하기도 하고 두툼한 생선살은 맛이 있었다.

어제의 일이고,

 

 

지금은 오전 5시 01분이다.

오늘 아침은 보리밥을 할 것이다.

그 한 공기 오붓하게 뜬 밥은 달래된장에 비벼 먹고,

머위나물과 함께  먹고,

계란 후라이나 해서 아침밥을 먹을 것이다.

보리밥은 금방 해서 따뜻할 때 먹으면 맛이 더 난다.

 

비가 오고 있다.

예전 평생운을 본다고 (우스개 말이지만) 꽃밭에 물 주는 것과,

모종 뒤에 꽃밭에 비가 오는 것과 또 다른 한가지가 있었는데,

그 중 행복한 것이 모종 한 뒤 비가 오는 것이라 했었지 싶은데, 말하자면 행복한 비가 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