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적응하면서 산다.
2021년 2월 02일 사진
친구가 자기가 나가는 화실의 분이 감포에 친정이 있어 자연산 미역을 살 수 있다면서
부탁을 하면 3년 정도 구해 주었다.
어느 해는 주문한 물량을 다 구하지 못했다고 6개를 주문하면 2개를 줄 때도 있었지만
그 미역이 참 맛났다.
친구가 살던 곳에서 이사를 했고,
영덕에 지인에게 부탁을 해서 자연산을 구했다.
좀 질겼고, 제대로 맛도 나지 않아서 한 해만 구했고,
그다음에는 기장의 아는 이를 통해서 기장 자연미 역산 미역이란 것을 구했다.
자연산이 아닌지 잘 풀어지고,
그 다음부터는 보통 때는 포장 미역을 쓰고, 생일 때만 건어물 상회에서 대장각을 잘라 파는 것이나.
중각 하나를 사서 썼다.
이제 미역에 신경 쓰기 싫어서 포장미역을 산다.
그러니 미역국을 끓일 때 자연산 미역은 미리 담가서 빡빡 문질러 가면서 몇 번이고 씻어야 하는데,
그냥 손으로 끊어서 담구었다 씻는 것도 간단하고 그러니 미역국을 끓이는 것이 정말로 식은 죽 먹기이다.
그러나 맛은 못하다.
자연산 미역으로 황태로 육수를 만들어 양지 넣고 잘 끓여진 미역국을 사위들이 좋아라 해서
어머니가 끓여준 미역국은 맛이 다르다고 젊은 사람들이 뜨는 뜨근한 국을 한 그릇 후후 불면서 먹고
더 먹었다.
이런 저런 반찬을 해 먹고 한참을 미역국을 먹지 않았기에 어제저녁은 봉지 미역 한 줌 잘라 넣고,
로컬푸드에서 국거리로 썰어 팩에 담은 것이 세일이라 사다 둔 것으로 국을 끓였다.
고기에서 맛도, 미역에서 우러 나오는 맛도 모자랐다.
볶은 고기가 남았으니 오늘 덥힐 때 남은 고기를 넣고 팔팔 끓여야겠다.
2021년 02월 02일 사진
식재료 사는 것에는 아직도 까탈스럽기는 하다.
식재료가 쌀과 채소와 계란, 과일이 많이 올랐다 한다.
계란을 3판을 묵어 놓은 것을 살 때만 해도 약간 오를 정도의 가격이었다.
그런데도 나는 실감이 되지 않는다.
연근 말린 것
깨끗하게 씻어서 껍질을 벗겨서 잘게 썰어,
살짝 데쳐서 찬물에 한번 씻어서 건조기에 말린 것
수프거리에 억세게 갈아서 넣으려고 한 것이지만,
이렇게 해서 기름에 부각처럼 해도 되겠고,
그냥 견과류 먹듯이 씹어 먹어도 맛이 난다.
연근과 시금치를 건조해서 억센 가루로 내어서 스프 같은 죽을 끓여 먹는데 섞어 넣으려고
연근을 12,000원어치,
시금치 두 단에 10,000원어치 사 왔다.
위 사진은 연근을 말린 것이고,
당근, 늙은 호박은 이미 말려서 가루로 만들어 놓았고,
시금치는 건조기에 들어 가 있다.
평소보다는 시금치가 남해산 큰 단으로 2,000원 정도 올라서 6,500원을 한다.
연근은 평소보다 오르지 않았다.
안 되는 일은 적응을 한다.
물가는 올랐다 해도 아직은 견딜만하다.
배달음식도, 외식도 하지 않기에 쌀도 많이 먹는 셈인데도, 쌀값이 올랐다 해도
제일 싼 것 같다.
가을에 쌀값은 다 주었는데도 설 대목에 남은 것은 가져다 주께로 하더니
( 25년도 넘게 그 집 쌀을 먹는데 50대의 그는 친척처럼 정을 두고 지내기에 말을 놓고,
나는 그에게 말을 높인다)
며칠 전 남은 쌀을 가져다주었다.
쌀도 넉넉하고 김장김치 넉넉하고 장류 다 갖추어져 있고,
건멸치, 건표고버섯, 다시마 등도 넉넉하고,
월요 장날이나, 큰 장에, 마트 등으로 다니면서 적당한 반찬거리 사 먹으면,
이 코로나 사태 속에 조심하면서 살 것이다.
2020년 2월 이후부터 식당 음식 사 먹은 적이 없고,
목욕탕도 못 갔다.
그래도 우리 도시가 폭망 하나 싶었던 작년 몇 달간은 정말로 외출도 못했는데,
마스크 단디 쓰고 전철 타고 큰 장도 가끔 갈 수 있고,
월요장으로, 마트로 다닐 수 있고,
은행 볼일도 볼 수 있어서 정말로 다행이다 하고 산다.
현제가 많이 아쉽고 불편하고 외롭고 우울하고 해도 참고 조심해서 조금씩이라도 나아지기를
언젠가는 진정이 되는 날도 있겠지란 희망으로 살려고 노력한다.
- 네가 내 에빈데
- 2008.03.15 19:59
나무를 관찰하면... 참 신기한 것이 많습니다.
喪禮(상례)에서, 부친상을 당하면, 대나무 지팡이를 짚고, 모친상을 당하면 버드나무 지팡이를 사용하는데요.
지난번 윷놀이의 유래에서도...天圓地方(천 원 지방) 사상이 들어있다고 하셨지요?
그게 상례의 지팡이에도 그 이치가 들어있습니다. 하늘 같은 아버지를 잃었을 때는...겉도 둥글고 속도 둥근 대나무지팡이를 짚고,땅과같이 자손들에게 모든것을 아낌없이 희생하신 두터운 어머니를 잃었을때는...
버드나무 지팡이의 손잡이 윗부분을 둥글게 깎고(어버이는 하늘과 같은 동격이거든요.), 땅에 닿은 부분은 네모지게 깎아서 사용합니다. 대나무는 땅 속에서 한 뿌리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즉 뿌리만 있으면... 언제든지 새로운 싹(죽순)이 올라옵니다. 버드나무는 비록 뿌리는 약하지만... 가지 하나/또는 눈(싹) 하나만 있어도... 새로운 뿌리를 내릴 수 있는, 그런 생명력을 상례에서도, 교훈을 주고자 했던 것이 아닐까/하는 겁니다. 또 부모의 역할이라는 것이... 아버지는 대나무처럼 겉은 단단해 보여도 속이 다 빌만큼 아버지도 비우는 것이고, 어머니는 버드나무처럼 속이 꽉 찬 듯이 보이지만... 버드나무 속심은 연하고 무르기만 합니다. 또 버드나무에서 고통을 없애주는 아스피린을 만드는 원료를 발견했다/것도 우연이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상례에서 지팡이로 사용하는 대나무와 버드나무의 생리가 얼핏 생각하기에, 음양의 이치가 바뀐듯하지만,
사후세계는 음양이 서로 바뀌거든요. 그래서 사후에는 옷고름도 남녀가 바뀌기에 그럴 것이라 생각합니다.
19:59.
에비 님의 댓글을
오래전 아기 준서를 많이 아껴 주셨던 분이십니다.
그분이 준서에게 주신 글을 입춘에 새겨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