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은 팥 물 거르기
여동생이 남도 지방에서 먹은 팥죽이 맛이 있어 배웠다면서,
팥을 한번 우르르 끓어 오르면 물을 따라 버리고 한번 더 씻어서 설탕, 소금을 넣고,
푹 삶아서 믹스기에 갈아서 쌀도, 옹심이도 넣지 않고, 끓여서 먹으니 정말로 맛있더라고,
그것을 팥죽이라 했다.
다른 곡식이 들어 가지 않고 팥만 삶아서 믹스기에 갈아서 끓인것이니 팥물 스프라 하면 더 맞겠다 싶었다.
그래서 얼마간은 따로 끓여서 단맛이 들어 있다니 인절미를 가위로 잘라 넣으면 단팥죽이 될거다 했더니
이렇게 만들어 놓고, 단팥죽도 만들어 먹으면 되겠다 했다.
요즈음은 팥죽을 끓일 때 팥 껍질채로 믹스기에 갈아서 한다해서 동지 날이 아니고 일상에서 한번 그렇게 했더니
팥죽이 껍질을 갈아졌으니 맛이 없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예전 세끼니 밥 다 먹기도 어려운 시절에 우리 할머니들께서 팥죽은 푹 삶아서 껍데기를 걸러서 팥 앙금만 내리고
그 껍데기는 쇠죽 끓이는데 넣었지 사람이 먹지 않았으니,
팥껍데기를 걸러서 쓰야 한다 생각한다.
스덴리이스 소쿠리가 팥을 거르기에는 구멍이 너무 작아서 , 팥은 또 따뜻할 때 걸러야 잘 걸러지지 다 식어서
하면 잘 걸러지지 않아서 프라스틱 소쿠리에 뜨거운 팥을 부어서 거를 수도 없다.
해서 나는 위 사진의 알미늄소쿠리를 오늘도 사용 했는데, 뜨거울 때 부어서 스덴리스 넙적한 주걱과 스델리이스 손잡이 긴 요리용 스픈으로 걸렸더니 껍질을 소쿠리 위에 남고, 팥앙금은 잘 내려 졌다.
다른 지방에서도 사용하는지 몰라도 그릇점에 아직도 팔고 있고, 쪄낼 때 사용하기도 하고,
더 큰 사이즈로는 면보를 깔고 액젓갈을 내리기도 한다.
채소를 씻을 때 사용 해도 된다.
경상도에서는 빠굼양재기라 부른다.
팥죽이 맛이 있기로는 팥물을 진하게 내려야 한다.
죽 색이 진하면 맛이 있는 것이다.
남도 쪽에서는 팥죽에 쌀을 넣지 않고, 옹심이만 넣고 끓인다 하고,
경상도에서는쌀도 적당하게, 옹심이도 적당하게, 처음 끓여서 펄 때는 호럼하게( 죽이 건지가 적다 싶게) 끓여 놓으면
식으면 쌀과 옹심이가 퍼져서 띤띤해 지지 않고, 맛나는 죽이 된다.
내가 오늘 전기밥솥에 따라 오는 프라스틱 컵으로 2.5컵의 팥에 쌀은 1,2컵을 넣었고,
옹심이도 적당하게 넣었고, 제법 큰 사기그릇으로 4그릇이 나왔다.
남도식으로 끓이는 팥죽이라면 아마도 팥물이 더 호롬할 것이고 식으면 팥물에 옹심이가 굳은 것이라 더 맛나는 팥죽이 되지 싶다.
팥물이 걸러졌으면 갈아 앉혀서 윗물만 넣고 끓으면, 팥 앙금을 넣고 섞어서 끓이면 된다.
처음부터 앙금까지 넣어 같이 끓이면 자주 저어야 해서 그리 한다.
경상도 식이라면 쌀알은 앙금을 넣고 끓어 오르면 쌀을 넣고, 쌀이 퍼지면,
옹심이를 넣고, 옹심이가 둥둥 떠 오르면 익은 것이라 해도 속속까지 익으려면 조금 더 끓여야 하고,
옹심이를 먹어 보았을 때 잇발에 붙지 않아야 속까지 익은 것이다.
불끄고 뚜겅 덮어 뜸을 잠시 들였다 죽을 펐다.
팥죽을 잘 끓이시는 분은 읽을 것도 없고, 이제 배워서 한번 끓일려고 하시는 분들에게는 상세한 설명이 좋다 싶어서
정리 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