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물

미역국을 끓이면서

이쁜준서 2020. 9. 15. 11:11

 

사촌 언니가 오전 06시무렵 잠이 깨면 아침 밥을 먹을 때까지 시간이 너무 지루하다고 했다.

할일이 따로 없으니 그럴 것이다 싶다.

나는 늘 04시가 무렵 일어나는데 더 자고 싶은데 다시 잠들기가 어려워서 이것 저것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어제는 05시무렵 새 타올을 삶아 씻는다고 빨래를 삶으면서 옥상에 올라가서 이젠 2~3일에

물을 주는 화분 식물이 생겨서 물 주기에 시간이 덜 걸리는데, 빗자루질까지 하면 또 두어시간

걸린다.

그러면 아침 식사 준비를 해야 하고,

 

오늘 아침은 아침 미역국을 끓이고 있다.

옥상 한바퀴 돌면서 상추, 무 새싹들과도 인사하고 어제 심은 쪽파도 흙 위에 물 한번 슬쩍 뿌려주고,

빗자루질을 하지 않았고, 물도 간단하게 주었으니 옥상정원에서의 시간이 덜 걸렸다.

어제 오후부터 대대적인 집수리에 들어 갔다.

오늘부터는 더 바쁠 것 같아서 미역국을 끓여서 김치냉장고에 퍼 넣어 두고 일 하다 저녁 식사 준비

일일이 하기에는 내가 체력이 딸리고 해서 준비 하는 것이다.

 

사위가 미역국을 특별하게 좋아 한다.

젊은 사람이 뜨근뜨근한 미역국을 후후 불면서 먹고 더 받아 먹는다.

온다는 것을 미리 알면, 미역국 국물 육수를 북어와 표고버섯을 넣고 따로 끓인다.

씻어 놓은 미역을 참기름에 볶을 때 예전 내가 신혼 때 시어머님께 배운 것은 참기름을 넣고 미역을

넣고 손이 뜨거울 때까지 손으로 뒤척이면서 제대로 볶아야 국이 미역 비린내가 나지 않고 맛나다 하셨다.

그 때야 그랬지만 지금이사 볶을 때 뒤척일 손잡이 손에 잡히는 것들도 있고, 어찌 되었던간에 매매 볶는다.

쇠고기는 따로 볶아 놓은 것을 넣고, 육수 넣고 강불에서 펄펄 끓이다가 중불로 낮추어서 끓인다.

국은 처음 끓어 올라서 강불에서 일단 끓여서 불 조절을 한 국이 맛이 있더라.

 

수년 전만 해도 울산 감포 자연산 미역을 친구에게 부탁해서 살 수 있었는데,

친구가 울산에서 이사를 가고는  기장에 부탁해서 자연산 미역이라고 사 보았고,

영덕에 부탁해서 자연산 미역이라고 사 보았고, 건어물상에서 중곽을 사서 친구와 나누기도 해 보았지만,

감포의 자연산 미역 같은 것은 아니였다.

이젠 농협에서 파는 진도 양식미역을 산다.

 

감포의 자연산 미역을 딸에게도 주고, 사돈께도 드렸는데,

그 때 사위가 어머니가(내가)끓여주신 미역국 맛은 나지 않더라 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나는 북어와 표고버섯을 넉넉하게 넣고 육수를 뽑으니 맛의 차이는 날 수 밖에 없다.

이제 미역이 그렇게 좋은 것을 구하지 못하니 정성을 드려도 그 맛은 나지 않는다.

 

오늘 아침의 미역국도 강불, 중불, 약불에서 끓고 있다.

쇠고기 양지를 넣었으니 그래도 먹을만 할 것이다.

 

 

표고는 가을 김장철이 되면 1년 먹을 것을 사는데 재작년에는 장마 때문에 제대로 상품이 없다 하더니

작년에는 좋은 표고가 왔었다.

올 8월의 긴긴 장마와 물 폭탄에 좋은 표고는 없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