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보내준 차반 같은 선물
이웃 친구에게 여름수국 삽목가지 물에 담가 놓았던 것을 줄려고 갔는데, 서로 얼굴을 보게 되니
좀 걷다 올까?
비도 간간이 오는 날인데 그 시각에 비는 오지 않고, 햇님도 보이지 않고, 바람을 약간 불어서
걷기에 최적이었지요.
친구가 삽목가지를 꽂고는 마스크 쓰고 내려 왔고, 저는 금방 주고 온다고 핸폰 가지고 가지 않았고,
그렇게 30분쯤 걷다가 집 근처에 왔는데 남편이 보였습니다.
나를 찾으러 나온 것일텐데 왜?
남편도 나를 보고 손짓을 했는데, 행정동으로는 시와 군으로 갈라 지는데 승용차를 타고 오면 20분정도
걸리는 가까운 곳에 올 4월 이사를 갔던 친구가 전화를 해서 나물 조금 보냈다고 곧 갈 것이라 하더라 했습니다.
5분도 기다리지 않고 친구남편의 차가 도착했고, 집에 들어와서 친구에게 전화를 했지요.
남편이 예식장에 갈 일이 있어서 우리 집에 들려 갈 수 있느냐 했더니 그러지 해서 급하게 정구지 베고,
고구마 줄기 따고 했다면서 경상도 시골에서 내 어린시절 먹었던 자주색 짤막한 끝물 옥수수 8개를 보내 었습니다.
마당 안에 텃밭이 조금 있던데 짧게 고구마 한 고랑 심어 두었는데, 고구마 줄기를 딸것도 없을터인데....
역시나 딸 고구마 줄기가 모자라서 아주 짧은 것도 따서 잎을 따고 보냈습니다.
그 짤은 것이 반이상 섞였어도 다듬어 놓으니 도시에서 한단 사는 양은 되었습니다.
고구마 줄기를 다듬어면서 멀리 있는데도 생각해서 보내 준 마음이 많이 고마웠습니다.
그러면서 친구가 가지 않았던 들로 갔더니 물옥잠이란 것이 처음 본 것인데 꽃이 참 곱더라고,
키우겠다 하면 좀 건져다 놓겠다고 자기는 두 포기 건져 왔다 했습니다.
지금은 수생식물을 키우지 않는다 했고, 올 4월에 올 수리를 해서 들어간 집에 꽃 피는 식물을 나눔을 했는데,
내년 봄에 또 챙겨서 한번 가야 겠다 생각하고 있는데, 마당이 넓고 화분만 사면 모자라는 흙은 어디가서 퍼 오면
될 것이라 꽃피는 식물이 가도 심을 곳이 없지는 않을 겁니다.
정구지는 한 열흘정도 자란 것이라 하더니 아주 부드러웠는데 반은 이웃친구네 주고 낮에 전을 굽고,
옥수수는 삶아서 냉동실에 넣어 두었던 것과 함께 삶았습니다.
알고 지낸지가 40년이 훨씬 넘었습니다.
서로가 첫 아기 낳아서 한 동네에 살았었지요.
고구마 줄기는 육수용 멸치 맛나는 것으로 다듬어 두었다 볶는데, 다먹고 없어서 지리멸치와 아주 작은 새우를
마른 후라이팬에 볶고, 멸치육수를 진하게 내고, 볶아 두었습니다.
남은 정구지는 아주 깨끗한 것이니 생저러기를 해 두었습니다.
친구가 보내 준 차반 같은 선물은 맛나는 반찬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