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통하고, 햇빛 스며들고
사진 1
이 사진을 찍고도 그 후로도 더 자라 올랐습니다.
사진 2
이렇게 손질을 해 주었습니다.
올 봄 명자나무 화분을 다 분갈이를 했다.
그 화분에 그대로 다시 심어야 해서 흙속에 들어 있던 뿌리 덩이를 많이 잘라내고 흙도 털어내고
다시 심었다.
식물들 입장에서는 날벼락이었을 것이다.
많은 화분 중에서 딱 1개 화분만 고사했고, 시일이 지나가니 살음을 했다.
3월에 분갈이를 했는데, 4월이 되니 살음을 한 듯 하더니, 5월들어서 비 몇번 오고나니
그야말로 너가 그 명자 화분 맞나? 할 정도로 쑥쑥 자랐다.
잎새는 명자잎보다 크고 빨리 자라니 부드럽기까지 했다.
화분에 물을 주는데 잎과 가지들이 자라 올라서, 화분이 보이지 않았다.
허리 숙여서 잎사귀 사이로 화분을 확인하고 물을 주어 왔다.
바람의 소통이 모자라고, 햇빛도 나무와 흙의 경계선과 나무 사이 사이로 비스듬하게 비추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진딧물도 생기고 균과 벌레가 생기기 쉽다.
오늘 아침 옥상에 올라가 화분 하나 하나를 얹어 놓고, 가지치기를 했다.
밭을 호미로 흙을 일구어 주듯이 숟가락으로 흙을 일구어 주었다.
1년에 2~3회정도 한다.
흙도 매일 매일 물을 먹으니 오래 되면 딱딱해져서 물이 화분 가쪽으로 흐르고 정작 화분 중앙으로는
물이 들어가지 않는다.
운동가는 날이라 남은 10개의 화분은 손도 못대고 저녁 식사를 하고 손질을 했다.
하다보니 날이 저물어서 정확하게 보이지 않기도 했지만 명자나무 화분 손질을 끝을 내었다.
어제는 좀 바뻤다.
쾌청한 하늘에 흰구름이 말끔하게 빗자루질 한 마당의 빗자루 자국같은 구름이 퍼져 있었다.
운동을 하고 오면서 식재료를 헐하게 파는 마트에 들려서, 오이소박이거리도 사고, 애동호박도 사고, 양파도 사고,
마늘이 떨어져서 마늘도 50개 묶은 것 1단을 사고 오다가 재첩조개도 사 왔다.
재첩조개는 살아 있는 것이라 신선할 때 일단을 삶아 놓아야 했다.
특별하게 해감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보니 적어도 강가에 가서 잡아서 하룻밤을 잤을 것이고,
팔러 나와서도 물에 담아져 있었고,
미세먼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맑은 날씨라 거피하러 갈 들깨도 씻어서 말려야 했다.
옥상에 올라가서 씻어서 채반에 광목보 깔고 들깨를 널고는 큰 소쿠리를 씌웠다.
그냥 햇빛에 말리면 좋은데, 참새가 극성이라서.
운동하고 와서는 바쁘게 돌아쳤다.
내 젊었던 날처럼.
라벤더
옥상에서 햇살이 너무 뜨거워서 현관 앞으로 내려 왔는데,
대접은 옥상에 그대로 있는 동무들보다 상승한 것이다.
오늘 아침 5시 30분에 올라가서는 어제 전지한 것들을 빗자루질 해서 한 곳에 모아 두었지만,
들깨를 조심해서 씻었지만,
빗자루 질 하면서 화분도 몇개 옮기고,
4월 중순부터 그래 왔지만, 5월의 옥상정원은 달라졌다.
아침 일찍 옥상은 기가 느껴지고 참 기분을 좋게 한다.
저녁 일몰후 시간이 좀 지나고 나면 참 차분해 진다.
작은 숲속길을 걸을 때처럼이고, 그렇다고 꽃이 피는 나무들에서만이 아니고, 다년생 초화들도 이젠
분갈이 후유증에서 벗어나 잎새들이 제법 자랐고, 심지어 줄지어 20포기가 있는 상추들도 대궁이가 굵은데,
그 기 같은 것은 그런 저런 모든 식물들에게서 나와 합쳐진 것이다.
조화로운 자연의 스스로의 정화작용이다.
겨울에 흙에 석회를 넣어서 석회와 흙이 섞이게 하고는 그 다음에 유기질 거름재료를 넣어서 EM 발효액으로
발효를 시킨 거름을 넣어서 흙을 조성해서 분갈이를 대대적으로 했다.
분갈이 시에 뿌리를 많이 떼어내고 했기에 3~4월 동안은 새 뿌리 내리느라 식물들이 고생을 했을 것이다.
4월 중순부터 새뿌리가 내리면서 5월은 그야말로 푸른 계절로 접어 들었던 것이다.
오랫도록 산성토양이었을 것을 방치하고 식물을 키우다 석회로 산성토양을 면했기에
식물들의 자람이 달라 보이더니 식물들과 내가 주고 받는 기가 통하는 것 같다.
요즈음은 내가 스스로 반성하면서 감사해 하면서 지낸다.
내가 살아 오면서 무엇을 했다고, 이런 사랑들을 받을 자격이 있을까?
그런 스스로를 반성하는 시간 저녁 일몰 후의 선선한 옥상은 나를 안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