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물

청일점

이쁜준서 2019. 4. 30. 21:26


1월에 운동하는 곳으로 이웃친구와 나보다 2주 늦게 친구간에 온 사람들이 있었지요.

한 사람은 해 본적이 있었고, 한 사람은 전혀 없었고, 음악에 몸 흔들어 본 적도 없었느냐?는

강사님 물음에 그렇다 했지요.

화요일에 왔다가 목요일에 결석을 하고, 그 다음 주 화요일에 왔습니다.

몸살이 나서 앉지도 서지도 못할지경이었고, 집안 일도 못하고 수액까지 맞았다 했지요.

그러면서 그 날도 서서 있는 것도 다리가 아프다 했지요.

선배들이 ' 뭐 했다고? 뭣 했다고 몸살까지?'

이해가 않되어도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생전 해 본적 없는 동작을 음악 속에서 하자니

스트레스로 몸이 놀라서 그럴수도 있다 싶었습니다.

새 학기에는 그들은 등록하지 않았습니다.


4월부터 하는 이번기에는 45살의 남자가 한 사람 왔습니다.

5살 차이로 막내가 되었습니다.

'누부야' 들이기는 해도, 동작 따라 하느라 땀을 면구스러울 정도로 흘리더니, 

그날 왔다가고 몸살이 나서 수액까지 맞았다고 단톡방에 적어 두었지요.

그 다음 주에 왔을 때, 선배들이 남자가 뭐 한 일이 있다고 몸살씩이나? 했지만,

스트레스로 그럴 수 있다 싶었지요.


오늘은 운동하는 곳에서 개인적인 사정이 있는 사람은 빠지고 점심을 먹으러갔습니다.

우리 문화센터에는 사교댄스, 줌바댄스, 라인댄스, 실버댄스, 스포츠댄스등등이 있습니다.

저가 하는 것은 스포츠댄스 초급반인데, 45살 딱 남자 한명인 막내가 이야기 했습니다.

사교댄스반에 등록을 하고 갔더니 어르신들께서 뭐하러 왔노? 바람날라 카나? 집구석 망쪼 난다.

시면서 가라고 호통을 치시더라 했습니다.

등록비 내고 등록했다고 했더니, 복도에서 하라고 문까지 닫아 버리고 쫓겨 났다 했습니다.

문만 좀 열어두면 음악소리, 강사님 이야기도 들릴거라, 문을 열었더니 단박에 문을 닫아 버리더라 했습니다.

그러니 우리반 회장이 누가?

내가 이야기 해 놓으께, 우리 반 막내라고 총무에게 이야기 해 놓으께라 했지요.

복도에서 하다보면 안으로 들어 오라 하시겠지요라 대답을 하더라구요.


동 사무소에서 하는 문화교실 댄스반에는 아예 등록조차 못했다 합니다.

신세 막차 탈려고 하는가?

그 말을 들으니,

아직 어른들이 살아 있네, 살아 있어 싶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1월에 시작한 1기가 끝나고, 4월에 시작안 2기가 진행 중입니다.

어제는 점심을 먹는 자리가 마련 되었습니다.

청일점 막내가 숟가락도 놓고, 물잔도 채우고, 맥주도 한잔 따루고 정말 막내 같았습니다.

맥주는 먹는 사람이라도 한잔 정도 반주 였습니다.


회식 자리에 가니 그 중에서 분위기메이커가 있고, 동조하고 화기애애 했습니다.

분위기 메이커가 옷도 잘 입고 다니고 무슨일을 하느냐? 하니,

까분다고 그렇지 제 벌이는 시원치 않아서 집안 살림을 저가 하고, 현장에서 일 할 때는 땀 뻘뻘 흘리고

하는데, 직장에서 나이가 제일 어려서 행사가 있으면 사회를 맡고, 노래 자랑 대회에서 상도 탔다고 했습니다.

아마도 청하는 곳이 있으면 사회자로 나서기도 하는듯 싶었습니다.


여자들만 소포츠댄스 운동을 하는 곳에 왜 왔을까?

점심 먹으면서 사교댄스 반에 등록 했다 하는 것까지 왜? 싶었는데,

아마도 앞으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춤을 좀 배워 놓은 것이 필요해서겠다 싶었지요.

45살 청일점은 고등학생 학부형이라 했습니다.

놀자놀자 탱자가 아니고, 일주일에 두번의 수업에 한달에 월차를 내어서 몇번 참석하지 못하지만,

근실한 사람이겠다 싶었습니다.


우리 사회가 복잡하고, 냉정하고 하지만,

또 돌아서면 열심으로 살고, 정스럽고, 같은 인생 길을 살아도 사는 방법은 다 다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