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내 이름은 대쪽이 되고,
어제는 친구와 만날려고 약속을 했다.
남편은 요양병원에 있고, 혼자 사는 사람이라 김장도 하지 않을 것이라,
이틀 전에 만나자 해서 김장한다고 김장 끝내고 만나자 했었던 것이라 김장김치 몇조각을 들고
나갔다.
사는 곳이 멀어서 자기가 차를 가지고 우리 동네로 오겠다 했다.
아니다 나는 전철을 환승해서 가면 되니 내가 가께 하면서 일단 내려야 할 전철역을 이야기 했는데,
몇 시간 뒤 어디서 환승하나? 했고, 환승역을 이야기 했더니 그곳으로 내가 마중 가께하게 되고,
친구가 나왔고, 친구의 차를 탔고, 내가 저녁은 간단하게 먹자고 했다.
그랬더니 내가 밖에 조미료 든 음식 잘 먹지 않는다면서 우리 집으로 가자하면서 갈비찜을 해 두었다 했다.
다들 집으로 오라해서 식사 대접하는 것을 하지 않는데,
나로 인해 남을 수로롭게 하는 양상이 되어서 살짝 맘에 부담이 일었다.
밥은 잡곡밥을 했고, 일부러 호박죽도 끓여 두었다 했고, 밑반찬 몇가지도 만든 듯이 보였고,
상을 차리는데 반찬이 10가지가 넘는다.
뚜겅있는 반찬 그릇에 담긴 작은 그릇은 아마도 나갔다 들어 갔다를 하는 듯이 보였다.
초장 병을 내어 초장을 뜨내면 내가 다시 병에 들어 넣고, 멸치 뽂음을 새로 했다면서 접시에 들어 내면,
내가 다시 들어 넣고, 상을 다 채려 놓고 또 고등어 찜을 해 놓았다, 곰국 끓여 놓은 것도 있다 해서,
더 내어 놓아도 내가 먹는 반찬은 서너가지면 된다고 말렸다.
혼자 살면서 한 그릇 사 먹을 때가 많을 터인데 뭔 반찬을 이렇게 많이 해 놓고 먹나? 하니,
아니다 밥 맛이 없어서 이 반찬 한번 먹고, 저 반찬 한번 먹고 하면 그래도 밥을 한 공기 먹을 수 있어
혼자 먹는 밥 반찬이라도 많아야 한다 했다.
밖에서 밥 누구랑 만나지 않으면 사 먹지 않는다 했다. 집밥 먹는다 했다.
제법 거리가 있는데 올 때는 우리동네까지 태워다 준다는 것을 말리느라 한참 실랭이를 했고,
나온다고 코트를 입고 나니, 도마셋드라면서 들고 나오고, 후라팬을 들고 나오고,
도마도 몇개씩이나 되고,
나는 누구와 선물 주고 받는 것을 하지 않는다 했다.
전철 역사까지 태워다 주는 것에서 타협을 했더니 승용차에서 내 빽에 손이 오더니 돈을 넣어서
그것도 내어서 놓고,
40여년 친구도, 20여년의 친구도, 10여년의 친구들도,
우리는 서로간에 선물을 주고 받지 않는다.
생일이라고 서로의 생일도 챙기지도 않아도 그래서 서로가 더 진심으로 오랜 세월을 친구로 지내온 것이다.
40여년이 된 친구 한 사람은 아들 집에 아기를 돌보러 가 있는 동안 해물을 사 젓갈을 담아 놓았다.
집으로 와서 양념 젓갈로 만들어서 자식들을 주는데, 모임날 앞서 젓갈 담은지가 얼마 되지 않으면,
자기 아파트 경비실에 맡겨 두고, 나는 모임에 가면서 경비실에서 찾아 가고
모임에서는 여러 사람이 있으니 줄수가 없어서 그렇게 반찬을 나누기도 한다.
어느 날,
반찬 줄 것이 있다해서 갔더니 큰 수박 하나의 반을 내 보는데 깍둑썰기를 해서 담아 준 적도 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반찬을 주고 받고는 하지만, 서로간에 선물을 주고 받지 않았다.
어제 그 사람은 알고 지낸지 3년차이다.
나이가 동갑이라 서로가 곁을 내어 주게 되었는데, 아직은 흉 허물 없는 친구가 되기에는
더 세월이 지내야 한다.
대쪽으로 보였는데, 알고보니 더 대쪽이라 했다.
웃으면서 장난 치듯이 대쪽아 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