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물

뜨신 음식

이쁜준서 2018. 11. 21. 18:24


옥상 페인트 칠은 옥상만 비워 있다면 전문가에게 부탁을 하던지 아니면 우리가 해도,

간단하다.

화분이 있으니 얼마간 화분을 치우고 바닥 깨끗하게 하고 말리고, 페인트 칠 하고 말리고,

다시 칠한 곳에 화분을 옮기고, 그 과정 반복하고 또 반복하고,

시일이 오래 걸린다.

내일이면 아이들 집에 가야 하는데, 마지막 칠을 하는데 반 정도 하고 있는데 비가 왔다.

그냥 두고 갔다와서 어제 마저 칠을 하고 말리고,  오후 5시경 부터 대충 정리했다.

어두워 질 때까지 하고 내려 왔다.


오늘은 아침 8시 30분에 올라가서 남은 화분 정리하고 오후부터는 빈 화분 엎어서 여름내내,

잘 먹었던 고추화분은 진작에 포기는 잘라 정리 해 두었는데, 화분 한 가득 뿌리가 들어 차 있더라.

석회를 넣어서 다시 흙을 담아서 덮어 두었다.

오랫동안 사용했던 흙을 중간에 연탄재를 한번 섞었을 뿐이고, 산성화가 극심할 것 같아서,

처음으로 석회를 섞은 것이다.

20여일 있다가 다시 흙을 부어서 그 때는 화분 아래 쪽에 물 빠짐이 좋게 거치를 놓고,

거름을 섞어 다시 덮어 둘 것이다.

내년 5월에 고추모종도 상추모종도 그 밖의 식물들을 품어 줄 흙이 된다.



비단 페인트칠을 하지 않아도 옥상일을 하면 버리는 것들이 나온다.

가지 전지 하는 것도 나오고, 낡아진 화분들도 나오고, 초화 대궁이도 나무 잎들도 나오고,

종량제봉투 100리터를 어제도 한 가득 채워서 대문 밖으로 내어 놓았다.

일을 끝내고 나니 오후 4시경,

샤워까지 끝내고 나니 손가락 하나도 움직이기 싫다.

일을 했으니 저녁은 맛나는 것으로 뜨신 밥을 해 먹어야 하는데.....


친구가 텃밭에 무를 뽑아 왔다면서,

올 해 무는 큰것이 동치무 정도이고, 더 작은 것도 있었다.

물 한번 주지 않았고 빗물만으로 자랐고, 거름도 많이 하지 않았기에 친구네 텃밭 채소는 맛이 있다.


무 1개, 얼갈이 배추 포기 된것 1개로 무생채를 하고,

얼갈이 배추 포기 된것을 살짝 데치고,

가을바람의 애동호박 일전 친구가 준 것은 가을 바람의 끝물이라 애동호박이라도 아주 달았다.


된장뚝배기에 멸치, 무 조각, 다시마, 마른표고 넣고, 육수를 내고,

그 맛난 애호박, 얼갈이 데친것, 파, 풋고추 넣고, 된장 뚝배기 바글바를 끓이고,

참치 캔 하나 놓고,

양념장 맛나게 하고,

찹쌀과 맵쌀을 반반 넣고, 전기 밥솥에 20분 두었다 밥을 하면서 물 조절을 하면,

생쌀 바로 한 것보다 밥이 고실고실 하면서도 푹 뜸들인 맛으로 된다.

다른 친구가 농사 지은 것을 20Kg 한 포 햅쌀을 사 두고도 아직은 묵은 쌀을 먹는다.

그래도 찹쌀, 맵쌀을 반반 섞으면 밥은 맛난다.

쌀과 찹쌀은 매년 직거래로 먹는 곳에 주문을 넣어 놓았다.


된장뚝배기에 호박 조각은 달았고, 얼갈이 배추는 부드럽고 된장 맛이 배였고,무, 배추맛이 참 시원했다.

별것 없는 소박한 밥상이어도 우리 입맛에 맛아서 남편은 오랫만에 배가 부르게 먹었다 했다.

이런 밥상은 사 먹어서는 없다.

우선은 따끈따근한 밥상이어서 우리 엄니가 해 주셨던 그런 밥상인 것이다.

우리 엄니 재빠르시고, 손맛도 있으셔서 외할머니 우리 집에 오시면, 다 같이 연탄불에 밥을 하는데도

밥도 국도 뜨시다 하셨던 것을 이제야 안다.

예전 내 어릴적에는 연탄불 하나에 밥도 국도 , 된장뚝배기도 끓여 내었는데, 아마도 우리 엄니께서는

국도 미리 끓여 내려 놓고, 된장뚝배기도 끓여서 내려 놓고, 밥을 해서 퍼면서 국도, 된장뚝배기도 다시

끓이셨지 싶다.

밥도, 국도, 된장뚝배기도 따근 따근 했으니까.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싫었어도 어제 오늘 옥상일 하면서 벗은 옷들 세탁기에 돌려 빨래도 끝내었다.

거실에 건조대 놓고, 널어 놓았고,

따뜻한 실내, 찬 실내로 들일 화분들도 옥상에 따로 정리 해 두었고,

화분을 놓을 받침대도 실내 제 자리에 놓았다.


실내에 들이는 식물은 줄이고 줄여서 많이 줄었는데도, 그래도 새로 들이는 식물들도 있고 하니

실내로 들이는 일들이 힘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