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물

정이 들어 가는 것

이쁜준서 2018. 10. 30. 07:58

많지 않은 사람들이 모인다면,

비슷한  학력을 가진 사람들,

비슷한 경제력을 가진 사람들,

이웃으로 오래 오래 살아 온 사람들,

현재 내가 살고 있는 것과 익숙한 사람들입니다.


저가 공부하는 곳은,

학력도 비슷하지 않고,

현재의 직업도 비슷하지 않고,

이웃으로는 전혀 살아 질것 같지도 않고,

남녀노소가 모인 곳입니다.


내년에 어느 정도 인원이 모일지 몰라도,

인근 5도시에서 최대 100여명이 모일 행사를 우리가 공부하는 곳의 회원들이 주최가 되어서 치루어야 합니다.

그럴려면 전체 회원 상호간에  유대관계가 친밀해져야 해서 3주에 한번씩  강의 끝나고 찻집으로 가서

만납니다.

어제가 두번째 모임이었습니다.


스포츠강사 자격이 있고, 현재  가르치러 가는 사람도 있고,

현재 공부하는 날 2시간 앞서가서 배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악기 강사도 있고,

꽃에 대해서 전문적인 일을 하는 사람도 있고,

노래를 기가막히게 잘 하는 사람도 있고,

현직 대학교수님도,

전직 대학교수님도,

현직 교사도,

전직 교사도,

전직이 대학병원의 수간호사이었기도 한 사람도,

국,내외 여행을 전문가 수준으로 하는 사람도 있고,

저처럼 전업주부로만 살아 온 사람은 없어 보였습니다.

지금도 전업주부로서의 일을 게을리 하지 않으니 저는 누가 물으면 전업주부입니다라 말 합니다.

어제가 두번째 였습니다.

저녁에 강의 듣고 강의 시간에는 앞 사람만 뒷꼭지만 보고,

서로가 안고 반가워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가벼운 목례나 반갑습니다란 인사를 해 왔습니다.

그런데 작은 찻집에 예약을 하고 가니 2층 전체 테이블을 모아 놓고, 마주 보고 앉을 수 있으니

여전히 멀리는 대화를 나누지 못해도 가까이는 대화도 하게 되고 더 친밀 해져 갑니다.


오랫동안 남편의 병수발을 집에서 직접 하다가 점점 몸이 둔화 되어서 혼자서는 휠체어에 태우는 것조차

어려워서 남편을 요양병원에 입원 시키고 매일 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이는 저녁시간이다 보니 우리 스스로 약간의 간식비을 모아서 간단한 과자 정도가 나오는데,

그 과자를 자기 입에 넣지 않고, 남편 준다고 가지고 갑니다.

경제적으로는 넉넉하게 보이는데, 남편과 함께 있지 못해도 자기 혼자 달달한 과자 한 쪽도 먹지 않으려

하는 그 맘이 이해는 됩니다.

매일 가는데 과자를 가져다 주면 어눌한 말투로 마이 마이(많이 많이) 라 한다 합니다.


전철을 타고 와야 하는 사람 셋은 일찍 나옵니다.

나이든 사람들이 밤길을 뛰어서 막차 타는 것은 하지 않으려고 9시 40분쯤 되면 나옵니다.

셋이서 밤길을 걸으면서 입으로는 말을 하고 저는  머리로는 생각을 했습니다.

씨앗이란 것을요.


씨앗은 모든 것의 근본입니다.

씨앗이 있어야 발아가 되고 자라고 하면서 그 성숙기가 있어서 꽃도 피고, 다음을 기약하는 씨앗을 만들지

않습니까?

그런 일주기가 끝나고 다시 일주기가 오고, 그러면서 그 당대의 사람들은 서서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이 세상을 하직 할 것입니다.

포장해서 말을 아무리 아름답게 표현 한다해도 내용은 그냥 ' 이 세상 하직' 입니다.

하직을 하면 그냥 끝입니다.


그러나 우리 세대가 살다 가면서 그 씨앗인 자식 세대를 남겼고,

우리 세대가 살면서 지금까지 이어져 왔던 문화에 더 아름답게 덧칠을 해서 문화가 계승되게 했을 겁니다.

씨앗이 있어야 모든것의 시작이라도 하는 것이고,

문화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고, 흔적입니다.


저가 생각하는 것은 씨앗과, 문화만큼 거대한 힘을 가진 것이 있으려나? 합니다.

우리 회원들과 11월 4일 가을놀이를 갑니다.

이름이야 거대하게 포장 된 이름이 있지만( 해마다 하는 것이라)  그냥 가을놀이 입니다.

회원들의 의향을 물으니 저 쪽에서 이쪽까지 이야기가 전달 되지 않으니 휴대폰으로 전화를 해서

남쪽으로 가야 단풍을 볼수 있다.

내가 중부지방으로  다녀 왔다란 전화가 왔습니다.

같이 여행 하면 단 시간에 정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