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물

밤 이야기

이쁜준서 2018. 10. 1. 06:00


밤을 쪄서 따근 할 때 칼로 까면 부내가 잘 벗겨져서 삶은 밤 허실업이 생긴 그대로

전체 밤을 까면 반 이상은 그렇게 까진다.

가족들이 함께 있을 때 대학생 이후까지 그렇게 찐밤을 까주었다.

온기가 남아 있는 밤을 까서 그 자리에서 먹게 해 주었다.

50대까지는 주방에 연기 내면서 군밤을 만들어 주기도 했다.

각자 자기들 살림을 하면서 밤을 쪄 먹어보니 엄마처럼 까지지 않고, 부셔지고, 그러니 제대로 먹어 왔던 것처럼

밤 맛이 나지 않아서 밤을 쪄 먹지 않는다 했다.

준서가 밤을 먹고 싶어해서 밤을 쪄서 반으로 갈라 티스픈으로 파서 주었더니 맛없다 했다고.


추석전부터 햇밤이 나오기는 했어도 아직은 덜 익은 듯한 맛이다.

익혀서 먹는 것은 익히니 단맛이 나지만, 생율로 먹는 것은 늦 밤이 떨어지는 그 때가 되어야

생율 깎아서 오도독 씹는 맛이 달고 고소하다.

둘이서 살아도 때 되면 그 때 된 과일이나 먹거리등을 챙겨 먹는다.

그냥 그러하는 것이 살아 가는 재미다 싶어서 그리 하는데, 생율이 맛이 있을 때는  좀 크고 맛나 보이는

밤을 사서 냉장고에 두고 찌지 않고, 생율로 먹는다.

밤 밥을 하는 것은 조금 더 작아도 맛나는 것으로 사서 하고.


친구가 사돈이 보내주신 것이라면서 올 해 긴 가뭄으로 밤이 자잘한 토종 밤 정도 크기의 밤을 얻었다.

같은 감자라도 피감자로 삶을 때, 깎아서 삶았을 때, 깎아서 밥 위에 얹어 익혔을 때 맛이 다르다.

감자가 있으면 가끔 밥 위에 감자를 익혀서 아침상에 놓는다.

밥의 양은 약간 줄이고, 따뜻할 때 먹으면 굳이 하박하게 분이 나지 않은 감자라도 맛이 있다.

하박하게 분이 나는 감자는 삶았을 때보다 분이 더 나니 더 맛이 난다.


오늘 아침은 자잘한 밤을 까서 밥 하는 솥 중앙에 20여알을 소복하게 놓고,  제법 큰 감자 4개를

반으로 잘라서 가 쪽으로 놓고, 추석에 산 햇쌀로 밥을 지었다.

밥에 밤을 넣으면 밥맛이 단맛이 난다.

김 한 봉지를 내고, 고사리도 전자렌지에 데우고, 열무김치도 내고, 박나물도 내었다.

열무 국물 찰박하게 담은 김치가 알맞게 익었다.


김에 고슬한 밤밥을 놓고, 그 위에 쇠고기 넣은 고사리 나물을 놓으니  참 맛이 났다.




식상하다                             

  • (사람 무엇)같은 되풀이되어 싫증 나다

살아가면서 되도록이면 식상하지 않게 할려 한다.

점심에 냉동 해 두었던 송편을 쪄서 먹었으니  저녁에 밥이 식상할 듯 했다.

초록인 색으로 국물은 익은 맛이 나는 열무김치에 국수를 삶아 말아 먹었다.

육수를 내었어도  육수를 넣지 않고 먹는 편이 시원하고 깔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