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권위
명절을 앞 두면 집안 어르신들께 안부 전화를 한다.
그러면 그 아랫대나 그 분의 형제 아랫대 안부까지 이야기 하게 되기도 한다.
우선 아기 하늘이 잘 크나? 하셔서
순해서 즈그 에미와 둘이서 잘 큽니다라 말씀 드리고, 이야기 하다보니 나이는 10살이 넘었어도,
몸체가 작은 종이라 강아지처럼 보이는 개가 있다고 했더니 아기가 커는데 개가 있으면 되나?라 하신다.
개가 아기를 피해 다니고 마주 보아도 얼굴 돌리고 괜찮다고 말씀 드렸더니, 개 털도 날릴 것이고,
아기 키우면 개는 정리 해야지라 하셨다.
나이가 많아서 올 봄 수술도 했고, 어디 보내지도 못한다고 했더니,
나는 맘에 들지 않는다. 아기하고 개하고 같이 키우는데가 어디 있노?라 하셨다.
당신의 여동생의 손녀딸이 결혼을 해서 첫돐이 지났는데, 그 집에서는 외국산 아기 고양이를 한마리에 40만원씩
주고 아가씨적에 2마리를 사다 키웠는데, 결혼 후도 여전히 키웠고, 아기가 태어나서도 키웠다 한다.
할머니가 다니러 가셔서 고양이 정리해라 하셨더라고,
할매 그런 말 할려면 우리집에 오지마라고 단박에 말을 끊더라 했다.
그러니 집에 돌아 오셔서도 걱정을 하셨고, 친정아버지가 고양이건으로 찾아 갔더라 했다.
가서는 어찌나 야단을 쳤는지 그러면 아버지가 데리고 가서 키우시라 하는 것에서 타협이 되었다 한다.
2달동안 키우는 동안 할머니는 본시 복숭아도 못 잡수시는 알레르기가 있으신 분이시라.고생하시고,
친정 엄마는 호흡기 질환이 있는데 숨 쉬기가 어려울 정도가 되었고,
그러니 고양이를 키울수는 없고, 덩치가 너무 크니 누구도 가지고 갈 사람도 없고,
준서할미가 전화드린 어르신 딸이 하는 복숭아 밭이 있는데, 그곳에 가져다 놓았더니,
그 밭에는 들고양이 한마리가 있다가 새끼를 낳아 고양이가 도합 5마리가 살고 있었다 한다.
텃세하는 고양이들보다 몸체는 배도 더 되게 큰 고양이 2마리는 쫓겨서 이 구석 저 구석으로 피하면서도
그 복숭아 밭에서 살고 있다 했다.
그 고급의 몸값 고가인 고양이는 야생을 모르고 대접 받고 실내에서만 자랐지 싶다.
사람이나 고양이나 자기 스스로 행동하면서 단련되어야 한다 싶다.
아기 하늘이네 집에 햇살이는 아기 하늘이가 태중에 있으면서 겉으로 임신이 표가 날 정도에서는
평소에는 부부가 장난도 치고 했는데, 햇살이가 앞에서 지켜 보면서 손만 몸에 닿아도 으러렁 거렸다 했다.
엄마 뱃 속에 생명이 자라고 있는 것을 알았을 것이고, 지켜 준다고 그랬지 싶다.
한번은 아기 하늘이가 잇발이 난다고 많이 아퍼서 자지르지게 울었다.
그러니 햇살이가 아기 근처에서 걱정을 했다.
그런 생명인데 어쩔 수 없이 같이 살아야 한다.
덩치가 큰 고양이 두마리씩이나 고양이 털이 날아 다닐 것이고, 아기와 함께 키우는 것은 도저히 않되는 것이 맞다.
엄마나 할머니 하시는 말씀에는 단호하게 우리 집에 오지 말라 했지만, 친정아버지가 호통을 치러 오셨으니,
그 아버지 말씀에 권위를 실어 주었던 것이다.
그 덩치 큰 외국산 몸값 제대로 높은 그 고양이들은 집안에서 키워졌기에, 복숭아 과수원은 야생일 것이고,
야생에 살고 있던 길고양이 텃세에 제대로 당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니 내 몰리기는 해도 복수아 밭이 크니 빠져 나가서 어디로 갈 줄도 모르고, 그렇게 살고 있는 모양이다.
평생을 같이 살 생각이 없다면 동물을 들이지 말아야 한다.
우리 동네는 대학생들이 많아서 살다 버리고 가는 고양이들이 있다.
길고양이가 되어서 알아서 새끼를 낳기도 하고, 때로는 고양이들이 많았다가 때로는 숫자가 대폭 줄어 들기도 한다.
사람들의 배려심 없음이 길고양이도 생기고, 주인 없이 방황하는 개들이 생긴다.
그 아버지의 권위로 고양이 문제는 해결 되었지만,
자식들에게 그런 아버지의 일방적인 권위는 없어져야 한다.
자식들에게 대한 배려심이 있어야 하고, 도저히 타협점이 없다면 자식들 사는대로 그냥 두어야 한다고 본다.
준서할미는 자식들이 싫어 할 말을 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친구들과 모임에 가도 자식들에게 잔소리 하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한다.
며느리가 너무도 맘에 들지 않아도, 사는 것만 해도 저도 스트레스가 많을 것인데,
내까지 잔소리 하다가 자식도 눈에 들어 오지 않아서 이혼이라도 덜컥하면 어쩌노? 싶어서
정말로 잔소리 하지 않는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