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 하는 여자라서
딸들은 그렇게 말 한다.
나물 반찬은 식재료를 사 와서 다듬어서 데쳐서 씻어서 다시 나물로 무치고,
일거리가 많아서 엔간하면 해 먹지 않는다고 한다.
준서네는 준서가 나물반찬을 찾아서 가끔 해 주는 것은 시금치 나물 뿐이라 했다.
아기 하늘이네 집에서 요즘 할미 일거리 덜어 주는 차원에서 검색으로 반찬가게를 찾았다.
아기 하늘이네가 사는 아파트 상가에 그 자리에서 10여년을 했다는 반찬가게가 있었다.
나물류는 작은 Pet 그릇에 담아 놓고, 4,000원, 3개에는 10,000원이었다.
두번 사오면서 나물류를 바꾸어서 그러니 나물 6가지를 사 먹어 보았다.
간은 약간 간간한 듯 하면서 단맛을 진하지 않게 가미 해서 무쳐 놓았는데, 아기 하늘이 엄마는 맛있다 하고,
외할아버지는 그만하면 되었다 하고, 아기 하늘이 할미는 입맛에 맞지 않아도 식구들이 맛있다 하면
되었다 싶을 정도로 맛에서는 괜찮았다.
3개 10,000원 주고 사 오면 대개 2번을 집 반찬을 섞어서 먹을 수 있다.
그런데 나물을 사 와서 내가 손질해서 나물로 무친 것에 비하면 아주 양이 적다.
단 맛이 나는 것도 맘에 들지 않고,
오늘은 비도 오고 날씨도 흐려서 저녁에 수제비를 끓여 먹으려 하니 감자는 없고, 밀가루는 모자랄수도 있겠고,
달랑 2가지만 사 온다고, 핸드카는 집에 두고, 족발집에서 포장 해 온 제법 큰 비닐 봉지를 접어서 가지고 갔다.
할인 된 채소 중에서 얼갈이, 호박, 콩나물을 사고, 햇감자를 사고, 밀가루를 사가지고 왔다.
1,000~1,200원을 할인하니 살림 하는 여자이다보니 사지 않을 수 없었다.
얼갈이 다듬어 옹색한 개수대에 제법 큰 스덴양재기 넣어 씻어서 데치고 다시 행구고를 했으니,
아기 하늘이 엄마가 나중 보고는 그냥 나물을 무쳐 놓은 것을 사서 먹자고 나를 설득 했다.
몇번 사 오는 동안 집에서 한 나물류, 졸임반찬, 부추전, 된장찌개, 두부찌개나 부침, 생선구이등등을 섞어서 먹어서 그렇지
반찬가게 반찬만으로는 길어야 2일이고, 3일째는 못 먹겠다는 말을 할 것이다.
살림하는 여자이다보니 전적으로 반찬가게 반찬에 의지 할 수도 없고,
작은마트에 갔을 때 대폭할인 하는 것을 사 오지 않을 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