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물

나물반찬 먹고 스르르 잠들고.

이쁜준서 2015. 4. 18. 04:03

 

 

이들에 한번씩 나물 반찬을 해 먹었다.

첫날은 머구 잎과, 칼 쓴냉이였는데, 아는 사람이 뜯은 것이라 손질을 했던 것이여서 덜 씻어도 되었는데,

두번째는 노지 밭에서 기른 취나물과, 준서할미가 들에가서 뜯어 온 쑥과 칼쓴냉이 였는데,

씻어도 씻어도 흙알갱이가 나와서 얼마나 많이 씼었든지.

 

머구나물은 그냥 양념장에 찍어 먹거나 쌈으로 먹고, 무칠 때는 된장 약간 넣은 초장 양념으로 무치고,

칼쓴냉이는 쓴 나물을 잘 먹는 사람에게는 굳이 물에 담가 오래 우려내지 않아도, 약간 쓴듯하고, 그 쓴 맛이 또한 향긋한데,

준서할미는 액젓갈에, 발효액과 자연발효 식초를 섞어서 발효숙성한 것을 물에 희석해서 마시는데,

그 식초를 넣어서 무쳤더니 맛이 있었다.

 

노지에서 기른 취나물은 아직 발가스럼하고, 통통했다.

언듯보면 머구 어린싹처럼 생겼던데,

산나물은 향이 있으니, 된장, 고추장에 마늘도 좀 낫게 넣고, 참기름, 참깨도 넣고,

어릴 때 엄니가 해 주셨던 그 맛으로 무쳤다.

 

쑥은 비 온 다음이라 쑥이 좀 크기는 했으나,

살짝 데치고, 데친 쑥이라 승훈이네 밭에서 금방 뽑아 온 여린 파와, 들깨가루와 마늘을 넣고 된장, 고추가루를 넣고,

조무락 조무락 무쳐서 잠시 잠 재워 두었다가.멸치 다시마 육수로 끓였는데, 간을 삼삼하게 했더니

그 맛이 구수하면서도 쑥향이 나는  봄 맛이엿다.

 

데친 쑥으로 쑥국도, 쑥전도 하고, 생쑥으오 튀김도 하고,

봄 나물은 일일이 다듬어야 하고, 여러번 씻어야 하고, 먹기까지 일은 많은데, 맛은 봄 향기가 있고,

어린 시절의 시골에서 자랐기에 추억도 생각난다.

 

밤에 잠자리에서 잠 들지 못해 뒤척이는 일이 많은 준서할미가,

사흘을 밤 10시 전에 스르르 잠 들었는데, 아마도 봄 나물 덕이지 싶다.

보통은 4시간 정도 자고 나면 일어나 앉아야 할 정도로 잠이 깨는데, 6시간을 푹 자고 잠이 깼더니 머리도 맑다.